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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창의 카톡(Car Talk)] 부럽기만 한 호주의 자동차 문화

  • 기사입력 2015-04-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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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을 처음 배우던 15년전 일이다. KBS의 도전 지구탐험대 프로그램 촬영차 호주 멜버른에 갔다. 좋은 기회라 생각해 도심 외곽에 폐쇄된 경주장을 찾았다. 국제 경기를 하던 경주장이라 포뮬러 카 운전을 배울 수 있었다. 경주장 주변엔 4개의 드라이빙 스쿨이 있었다.

경주장 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포스터가 있었다. 레이싱이 열린다는 포스터였다. 금요일 취재를 겸해 경주장을 찾았다. 오후 6시부터 경기가 시작됐다. 드레그 레이스였다. 이동식 조명을 실은 차가 들어오고 트랙이 설치됐다. 주차장엔 바베큐장이 설치됐고 맥주도 팔았다. 한 마디로 동네 축제였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즉석에서 출전 신청을 받는다는 점이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은 수성 페인트로 뒷 유리에 넘버를 써 줬다. 참가비는 호주 달러로 10달러. 주차장에서 기다리면 확성기로 출전 시간을 알려줬다. 주차장에서 대기하다 순서가 되면 트랙으로 이동한 뒤 400m 드래그 레이스에 참가했다. 끝나면 기록표를 기념으로 줬고 전광판엔 상위 20위까지 순위가 떴다. 현지 사람들은 기록 경신하는 재미로 레이스에 참가했다.

본격적인 쇼는 저녁 8시가 되자 시작됐다. 비트가 빠른 음악이 흘러나오자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주차장 입구 쪽으로 몰려갔다.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대형 트레일러 4~5대가 입장했다. 그리고 체격 좋은 트럭 기사들이 내렸다. 여기 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어 트레일러 안에서 캐딜락 차량이 내려왔다. 드래그 레이스 전용 머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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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도중 앞 바퀴를 들고 주행중인 드래그 머신.


놀랍게도 이 차량들은 3800마력의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괴물들이었다. 당시 소나타가 105마력이었으니 상상해 보라. 차 무게만 해도 2톤에 달했다. 이 머신들은 시범 주행을 하러 온 '귀하신 몸'들이었다. 현지인들은 드래그 전용 머신이 번 아웃해 연기를 피어 올리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열광했다. 레이스가 시작됐다.
출발하는 순간 에쿠스 만한 덩치 큰 차가 앞 바퀴를 들고 200m를 달렸다. 그리고 레이스가 끝나자 낙하산 펴졌다. 한 마디로 멋진 드래그 쇼였다. 마지막 순서로 포니 보다 작은 차가 트랙에 섰다. 도요타 RX 7 이었다. 크기는 작아도 마력은 1900마력이었다. 출발 순간 순간이동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빨랐다. 이들은 돈 받고 돌아 다니며 드래그 쇼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호주에서 열리는 F1 개막전을 관전한 적도 있다. 금~일 사흘 관전가능한 티켓이 100만원대였다. 물론 20~30달러짜리 당일 티켓도 있었다. 호주의 F1 경주는 경주만 하지는 않았다. 모터쇼도 하고 페라리 전시회도 하고 에어쇼도 했다. 심지어 놀이기구에 체험관도 있었다. 부러웠던 것은 수만명이 입장하는 경기장이 꽉 찬다는 점이이었다. 우리도 전남 영암에서 F1 경주를 했다. 기념품점과 매점만 있을 뿐 다른 건 없었다. 티켓을 자발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반도 안됐다. 레이싱 문화가 형성이 안되어 있는데다 저변이 약하기 때문이다. F1 마니아의 한 사람으로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알스타즈 감독)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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