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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대우조선, 쾌도난마…산은이 달라졌다

  • 기사입력 2019-02-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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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秦)이 전국통일의 기반을 다진 기원을 살피면 목공(穆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사람의 어진신하(賢臣)가 부국강병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백리해(百里奚)와 건숙(蹇叔)이다. 사기(史記)를 보면 건숙은 백리해가 존경해마지 않을 정도로 인품과 실력이 탁월했던 인물로 기록돼 있다. 건숙은 목공을 처음 만나 나라를 잘 다스릴 세 가지 비결을 전한다.

“무릇 천하를 제패하고자 하는 자는 세 가지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탐하지 말고, 화내지 말며,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합니다. 탐하면 잃는 것이 많고, 화를 내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떠나며, 조급하면 빠뜨리는 것이 많게 됩니다.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일을 처리하여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탐하지 말고, 이익과 손해를 따져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말고, 완급을 참작하여 순서를 정하여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산업은행이 무려 20년을 ‘관리’하던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기로 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를 정리했고, GM과는 한국GM의 새로운 로드맵을 짰다. 모두 이동걸 회장 취임 이후에 이뤄진 성과다. 산은은 외환위기 이후 많은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주도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경영정상화와 제 주인찾기를 이루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파산했고, 대우조선에서는 천문학적 액수의 분식회계까지 이뤄졌다.

산은 내부적으로도 민영화 추진 혼란, 도덕적 해이 등이 겹쳤다. 대통령의 ‘측근’들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구조조정 성과를 내기보다는, 국책은행의 위세를 앞세우고 일신의 영달에만 치중했다. 그 과정에서 시중은행들은 기업금융에서 손을 땠고, 민간금융시장의 생선적금융 채널이 고사되는 ‘왜곡’이 이뤄졌다. 제대로 한 것 없이 국민에게 손만 벌리는 산은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고, 내부의 사기도 떨어졌다.

이동걸 회장 취임 후 산은의 행보를 보면 단기적인 기회비용에 꽤 과감하다. 금호타이어도, 대우조선도 단기차익을 탐하지 않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 때도 그랬지만, 국민적 관심이 특히 높던 GM대우 사태 때에도 협상 상대방이던 미국 GM에 분노나 흥분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대우조선 매각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공개경쟁을 붙이는 방식으로 완급을 조절했다.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상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한 흔적이 엿보인다.

본인은 부인할 지 몰라도, 이 회장도 밖에서는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때’가 되어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이 회장 취임 후 ‘질긴 악연’이던 금호아시아나, 옛 대우 계열사 대부분이 정리됐다. 이제 대기업으로는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과 동부제철, KDB생명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금호타이어도, 한국GM도, 대우조선도 주인을 찾아줬다고 해서 산은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이 제대로 정상화돼 적절한 수익을 내고 투자를 모두 회수 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꽤 많다. 산업과 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한 때다. 산은이 잘하면, 그리고 잘되면 우리 경제도 좋아진다. 

홍길용 IB금융섹션 에디터 ky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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