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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섭 선임기자의 금융톺아보기] ‘핀테크가 무너트린 진입장벽…공룡금융인들 무사할까?’

  • 기사입력 2019-02-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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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혁신하고, 핀테크와 협업하면서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하는 게 은행의 살 길이다. 제 밥그릇 찾기에만 열중하는 은행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금단의 벽에 금이 갔다 싶더니, 틈새가 점점 벌어진다. 공고(鞏固) 했던 벽에 바람이 통하니 시절이 수상하다 싶다. 눈치 빠른 이들은 이제 벽이 무너질 날도 머지않았다 얘기한다.

한국 금융 100여 년 사를 관통했던 은행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곧 무너질 태세다. 고객의 예ㆍ적금을 받아, 일정한 신용기준을 충족하는 개인과 고객에게 대출해 주면서 수익을 남기는 은행업은 그간 독과점의 지위를 누려왔다. 20여 년 간 신규 은행업을 허가 받은 곳은 없다. 1997년 외환위기가 수습된 이후 망해서 문닫은 은행도 없다. 그 숫자 그대로의 은행들이 딱 그만큼의 이익을 내면서 서로 순위싸움을 벌여왔을 뿐이다.

그런 은행업이란 벽에 흠집을 낸 건 투자은행으로 급부상 중인 증권사도, 천문학적 규모의 자산을 자랑하는 보험사도 아니다. 보잘 것 없던 일개 핀테크 벤처기업이다. 핀테크는 산업의 영역을 넘어 금융의 영역으로 급속히 파고든다. 투자와 배당이란 이름으로, 은행이 영위하던 대출과 예금 영역에 침범했다.

이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나 기업은 반드시 은행이나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다. 각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핀테크 시장에서 얼마든 돈을 빌릴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은행 이자율에 불만인 사람은 모바일 웹을 통해 적당한 대출자를 찾을 수 있다. 은행 이자율의 갑절인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핀테크 혁명을 진두지휘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일성은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를 짐작케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는 지난 25일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금융결제 시스템을 비롯한 금융인프라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며 금융결제망을 전면 개방하고, 결제시스템 이용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이로써 공동 결제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은행들의 전유물일 수 없게 됐다. 일부 소형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만 부분적으로 개방됐으나 앞으로는 모든 결제사업자들이 이용하게 됐다. 핀테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토양이 갖춰진 셈이다.

최 위원장은 “혁신적인 기업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글로벌 유니콘(Unicorn·창업 10년 내 기업가치 10억달러), 데카콘(Decacorn· 기업가치 100억달러)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핀테크 기업은 금융권의 파이를 나누는 대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줄 우리 금융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산업의 파괴력을 믿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는 발언이었다.

물려받은 성지에서 적당히 경쟁하며 이익을 창출했던 공룡 은행은 오래지 않아 존폐의 기로에 몰릴 것이다. 현실에 안주했던 공룡은 멸종하고 말 것이다. 전 산업계에 휘몰아친 모바일 혁명은 벌써 많은 은행 직원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지금 시중에선 빈자리가 여럿인 은행 창구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은행업계의 명예퇴직은 언제부턴가 매년 정례화하는 추세다.
금융서비스를 혁신하고, 핀테크와 협업하면서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하는 게 은행의 살 길이다. 제 밥그릇 찾기에만 열중하는 은행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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