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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미세먼지에 사라진 정치

  • 기사입력 2019-03-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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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엿새째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집어삼키면서 수도권엔 6일 엿새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틀 전 만에도 9곳에 그쳤던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 시ㆍ도는 이날 15곳으로 늘었다.

국민들은 미세먼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있는 먼지가 아니다. 국민을 숨통을 막으며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에만 의존하며 미세먼지가 걷힐 날만 기다리고 있다. 다른 수단과 방법은 생각할래야 생각할 수가 없다.

국민들은 호소한다. 제발 숨 좀 쉬게 해달라고.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 청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미세먼지 대책을 강구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올라온 미세먼지 관련 청원만 1800여건에 이른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운영된 이후 올라온 미세먼지 관련 청원 9000여건의 20%에 달하는 셈이다. 그만큼 국민들은 간절하다. 그리고 정치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치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정권 초기 ‘미세먼지 30% 절감’을 약속했지만 미세먼지 발생 빈도 수는 더 늘기만 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미세먼지특별법이 지난달 시행됐지만 효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울을 제외한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만들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도 출범해 상반기 중으로 미세먼지 저감 촉구 방안을 중국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국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미세먼지 대응방안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고서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국회는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야당은 미세먼지 앞에서 정부가 무능하다며 공격하기 바쁘다. 미세먼지 문제를 대여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연일 미세먼지가 우리 주변을 떠다니고 있지만, 경고 문자와 공공주차장 폐쇄 대책 등 국민 희생만 강요당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지만,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각을 세웠다.

한국당 ‘안전안심365특별위원회’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마스크 퍼포먼스를 보이며 “대한민국이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 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매우 나쁨’”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인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등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협조적인 한국당 때문에 그 어떤 논의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대기오염 물질 배출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미세먼지를 재난 범주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세먼지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지난 1월과 2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였던 날은 각각 10일, 23일에 달했다. 그 때도 국회는 없었다. 각자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거나 남 탓하기 바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세먼지 관련 법안은 120여 건이다. 이 가운데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중인 법안은 35건이다. 특히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는 개정안의 경우 지난해 4월 발의됐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국회는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그제서야 법안 처리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물론 법안 처리가 미세먼지의 특단은 아니다. 미세먼지는 법안 통과로 해결될 그리 단순한 사안은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미세먼지 정책과 함께 중국과의 외교적 노력 등도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

국민들은 그저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싶어한다. 정부와 국회가 노력하고 있음을 직접 보며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법안 처리는 국민의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국회의 최소한의 노력이다. 정치권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없다면 존재의 이유를 물을 수 밖에 없다. 

이현정 정치섹션 국회팀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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