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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중소기업금융의 혁신

  • 기사입력 2019-03-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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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금융접근성과 관련된 이슈는 금융 산업 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되곤 했다. 현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정책 등으로 볼때 국내은행의 가계에 대한 자금공급은 다소 축소될 여지가 있다. 상대적으로 기업 자금공급에 대한 환경은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생산적 금융’ 등 당국의 금융정책 방향에 부응하여 최근 국내은행들은 중소기업 위주의 자금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 대출은 투자수요 부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으로 일부 위축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우량 중소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높은 수준의 신용위험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 때문이다. 이는 우량 중소법인기업·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자금공급이 집중될 가능성을 높인다. 저신용· 창업초기인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소외되고, 담보·보증부대출 위주로 자금공급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행태가 강화될 소지도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업규모, 매출 등에 대한 제한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통한 직접금융이 어렵다. 자금조달 경로 대부분을 은행대출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OECD 평균과 비교하여 볼 때 국내 중소기업 평균 대출 금리와 대출거절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물론 국내 중소기업 중 자영업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임을 감안하여 보더라도 근본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체계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금융 선진국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술, 경영 시스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반면 국내 은행은 신용평가 기능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 또는 자영업자를 상대로는 자금공급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먼저 중소기업 자금지원과 관련된 금융 모델의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 금융기관을 통해 중소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 모델을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진일보 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을 특성별, 유형별로 구분(창업기업, 스타트업, 사회적기업, 담보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하고 이를 성장단계에 따라 특화한 후 금융기업(민간, 정책금융기관)별로 자금지원방식을 달리하여 금융지원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금공급 뿐 아니라 혁신기업 및 담보여력 부족 기업을 지원하는 민관협력 형태의 펀드를 운영하거나,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시하여 경영, 네트워크 구축, 고객 및 공급망 관리, 해외진출에 대한 자문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러한 접근이 자본시장과 대안적 금융 플랫폼이 발달한 선진 금융시스템 구조보다는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으나, 중소기업 자금 공급 시스템에 있어서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 경로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나름의 방향성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가계대출, 부동산 금융 등의 영업을 지양하고, 혁신기업,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과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담보·보증 없이 기술·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재무적 정보나 담보 뿐 아니라 거래관계 등 보다 입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형태를 혁신해야 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빅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등 최신 ICT기술을 적용, 보다 최적화된 금융서비스가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은행은 유망 중소기업을 장기 거래고객으로 확보하여 수익기반을 형성하고, 중소기업은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여도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의 선순환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정책은 중소기업이 한국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상생의 힘이 요구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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