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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최승재 변호사ㆍ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 경제의 ‘백년대계’ 공정거래법 신중히 접근해야

  • 기사입력 2019-03-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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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이 39년만에 새 옷을 준비 중이다.

우리 경제와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바람직한 방향을 찾기 위한 논의도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슈인 전속고발권의 경우 가격, 공급량, 시장분할, 입찰 등 경성담합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검찰이 수사·기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담합적발에 큰 역할을 하는 자진신고제도는 공정위-검찰간 자료공유, 자진신고자 형벌 감면 등에 대한 사안을 담고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누구든지 고발이 가능해진다. 최종적으로 무혐의를 받는 사안이라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조사·수사 과정에서 부담이 커지고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

이번 개정과정에서 꼭 해소해야할 문제도 있다.

바로 전세계적으로 유래없이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조항들이다. OECD국가들 가운데 경쟁법상 형벌조항이 없는 국가(14개국)는 경쟁당국의 행정제재(과징금 등)로 종결하고 있으며, 처벌범위도 우리나라와 같은 광범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마침 이번 개정안에도 일부 형벌조항의 폐지논의가 있지만 공동행위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야 기업의 관점에서 입법적인 균형이 맞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공정거래법을 현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 규제가 포함돼 있다.

공익법인은 공정거래법 없이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다수의 법령과 공익법인 회계 등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익편취수단의 우려가 있다고 해서 굳이 공정거래법이 나서 공익법인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해야하는지 의문이다. 선의의 마음으로 전재산을 모교에 기부했다가 세금폭탄을 맞을 뻔한 수원교차로 사안에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공익법인은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정부가 오히려 공익법인을 억제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현재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는 금융보험사와 공익법인은 취지, 재원의 성격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익편취 규제의 신설도 유의할 점이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규제대상 총수일가 지분 요건 확대 및 간접지분 규제 신설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규제는 기존의 상증세법상의 일감과세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나 기존의 세법 규제에 공정거래법 규제까지 추가해 과잉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특히 지주회사는 본질적으로 다른 회사 지배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만큼 공정거래법에 의해 자회사 보유 지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는 의견이 들린다. 공정거래법은 경제기본법으로 우리 경제의 100년 대계를 다루는 법이다. 이런 법의 전면개정이라면 정치적 타협에 의해 급히 처리되기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법보다 더 높은 규범과 책임을 스스로 부여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39년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을 공정거래법이 향후 시장경쟁 촉진, 투명성 제고, 혁신경제 구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최승재 변호사ㆍ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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