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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문에 달린 작은 단추...그 안에 존재하는 세상은…

  • 기사입력 2019-03-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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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석 화백 4년만의 개인전 ‘보다’
수묵 지향점 ‘뜻’ 그리는 그림 집중
제주 돌문화공원, 내달 21일까지


김호석,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 종이에 수묵, 184×96 cm,2018
[제주돌문화공원 제공]

제목이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가로 96, 세로 184센치의 거대한 화폭엔 아주 작은 단추 하나만이 자리잡았다. 무슨 단추이길래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일까.

“남영동 대공분실에 있는 문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 사방에 빨간 타일이 붙은 방이 나오는데, 무고한 사람을 수없이 고문했던 그 방입니다. 문에 외시경이 붙어 있어요. 밖에서 안을 보는거죠.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이아니라. 감시하는 용도입니다” 김호석 화백의 설명이 이어졌다. 스무번 넘게 대공분실을 방문하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외시경이라 생각해 작품으로 남겼다.

한국화가 김호석의 개인전이 제주 돌문화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보다’라는 주제의 전시다. 내가 보는 것을 남이 못보고, 남이 보는 것을 내가 보지 못하고, 그러나 알 수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거나 진실이 아니진 않기에 ‘보다’라는 주제어를 걸었다. 잘 보자는 다짐이기도 하고, 잘 봐야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듯도 하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지 50년이 됐습니다. 시대와 역사, 현실의 문제를 붓에 가두려고 하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문화의 시대가 오지 않은 건 어떤 이유에설까. 시대를 그려보자 싶었습니다”

고민의 결론은 스스로를 담금질 하는 것으로 향했다. 남이 아니라 자기 혁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지금까지 형상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여백을 그리자 했습니다. 지금까지 흑과 백의 대비를 통해 형상을 그렸다면, 이제는 수묵의 원래 지향점인 ‘뜻을 그리는 그림’에 도전한겁니다”

여백에 집중한 그림은 해석이 쉽지 않다.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꺼내 읽기가 만만치 않다.

‘만월’은 둥근달을 그렸다. 달을 채우고 있는 건 미꾸라지 떼다. 누군가는 대야에 가득 담긴 미꾸라지를, 누군가는 추어탕 그릇에 들어간 미꾸라지를 떠올린다. 작가는 “만월(滿月)은 망월(亡月)이다. 모든것이 가득찼을 때는 곧 비워질 때가 가까워 온다는 뜻이다. 보름은 초승과 하현의 뒷모습인데, 우리는 그림자만 보고 모든 걸 예단하려고 한다”며 “미꾸라지는 보름이 되면 그 속을 텅텅비우고 숨어든다. 자연은 부족하면 채우고 넘치면 덜어낸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고 했다. ‘똥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소가 풀을 뜯어먹으면 그 자리는 비지만, 똥을 싸면 풀씨가 옮아가 또 풀이 돋아난다. 거대한 자연의 순환논리다.

출품작들은 하나같이 연한 먹으로 그렸다. 작가 스스로 갈수록 옅은 먹을 쓰게 된다고 했다. “작가로서는 어렵지요. 옅은 먹을 써야 맑은 그림이 나옵니다. 맑고 시원해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데 최고지요. 가장 강력하고 사나운 그림일 수록 옅은 먹과 붓질로 담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보는 이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습니다”

전시엔 2017년 인도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호평받은 ‘빛 속에 숨다’전에 소개된 15점을 포함, 신작 50여점이 나왔다. 국내에서 여는 개인전으로는 지난 2015년 고려대박물관의 ‘틈’이후 4년만이다. 4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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