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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대통령이 ‘수사 지휘자’인가

  • 기사입력 2019-03-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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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였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은 부리나케 움직였다. 합동 긴급브리핑을 가졌고, 진실규명을 약속했다. 국민에 고개를 숙이면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주문(?)이 있었던 다음날 풍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로 두 장관을 불렀고, 장자연ㆍ김학의ㆍ버닝썬 사건의 검ㆍ경ㆍ국세청이 낀 권력형 비리와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검경이 운명을 걸고 낱낱이 밝히라고 했다. 대통령 지시에 두 장관은 이처럼 ‘호떡 집에 불 난’것 같이 나선 것이다.

최근의 버닝썬 논란과 의혹 투성이의 장자연ㆍ김학의 사건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들로선 환영할 일이다. 권력형 비리를 엄단하고,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난 일이긴 하지만 끝까지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수사기관을 바로잡고,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데 박수를 칠 일이다. 대통령이 지목한 세건은 반드시 밝혀져 죄 지은 사람이 있다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것을 꼬투리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데 짚어봐야 할 것은 있다. 대통령이 직접 법무ㆍ행안부 장관을 불러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바람직한 것인가. 과정상 모양새가 어색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 지시 장면을 담은 4분 분량의 영상과 함께 사진도 배포했다. 그만큼 사회적 공분이 큰 사건인만큼 대통령의 엄단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대통령이 아닌 ‘수사 지휘자’로 비쳐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니 저의가 있는게 아니냐는 뒷말이 따른 것은 당연했다. ‘권력 남용’ 비판도 일었다. 당장 제1야당인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죽이기’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그렇잖아도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의 연관성으로 간혹 공격당하던 터에 나온 문 대통령의 수사 지시는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황교안 견제’와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폐청산’을 다시 내걸고, 연일 최저치로 나오고 있는 지지율 올리기 전략이 아니냐고도 했다. 야당은 “야당 대표 죽이기이자, 여론 반전을 위한 적폐몰이”라고 대통령을 향해서도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꼭 야당의 이런 모습이 자기보호 본능에 따른 반격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 지시로 인해 검ㆍ경은 분주하게 됐다. 진실규명에 실패하면 목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이런 과정에서 욕심 있는 이들의 과잉 충성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사건 본질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권력형 비리를 없애 정의를 실현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방법이 투박했다. 다시강조하지만, 권력층 연루 의혹이 짙은 세 사건은 반드시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일망타진하지 못하면 다들 옷벗을 각오 하라”식으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던지는 것은 곤란하다. 나쁜 전례가 될 뿐이다.

대통령이 ‘적폐청산’에 너무 연연한다는 말이 나오는 현실에서 대통령 눈이 자꾸 과거로만 간다면 그것도 문제다. 일개 민초도 아는 일을 대통령은 왜 모르는가. 

김영상 정치섹션 에디터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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