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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과도한 흡연 장면 빼라”…규제에 발목잡힌 ‘소프트 파워’

  • 기사입력 2019-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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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걸이한 남성은 ‘흐리게’ 편집… 힙합과 문신도 검열 대상
“중국의 검열 방침, ‘소프트 파워’ 강화위한 中 야심 무산시킬 것”

넷플릭스는 지난달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7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인 중국의 공상과학 영화 ‘유랑지구’의 판권을 사들이고, 전세계 190개 나라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유랑지구 포스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담배 없이 흡연 장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중국의 독립영화 감독 황 모 씨는 그의 생에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저예산 독립 영화가 당국의 ‘규제’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은 그의 영화가 ‘과도한 흡연 장면’을 담고 있다며 해당 장면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는 중국이 영화나 텔레비전 콘텐츠 산업에 적용하고 있는 숱한 규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 씨는 “영화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면서 “합격점을 받는 것은 정말 유명한 감독 뿐”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지칭하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키우고, 중국의 메시지를 세계에 더 잘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후 5년 여가 흘렀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문화의 입지가 넓어졌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7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인 중국의 공상과학블록버스터 ‘유랑지구’(The Wandering Earth)’의 판권을 사들여 전세계 190개 나라에 서비스 하겠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아주 드문 성공사례’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영화에 대한 검열을 완화하지 않는 이상은 자국 영화 산업을 통해 ‘소프트 파워’를 전세계적으로 휘두르겠다는 중국의 ‘야심’은 무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티아스 니덴푸흐르 투빙겐대 중국센터 미디어 전문가는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당한 콘텐츠는 국제적인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라며 “프랑스 영화, 한국 TV, 일본 애니메이션은 모두 창조적인 환경과 상향식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CNN은 21일 “지속적인 검열은 수년 도안 중국 영화제작자들의 창의성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6년 영화 콘텐츠에서 서구의 생활방식, 동성애, 시간 여행 등을 다루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어 2018년부터 중국 규제 당국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하위문화’에 대한 공격까지 개시했다. 모든 국영 방송사는 ‘퇴폐적인 문화’를 홍보하는 예술인을 고용하는 것이 금지됐고, 힙합과 문신에 대한 묘사마저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심지어 올해 1월부터는 귀걸이를 착용한 남성이 나오는 장면은 ‘흐리게’ 편집해 방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황 씨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억압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포영화를 예로 들었다. 황 씨는 “미신 역시 규제의 대상으로, 비공식적인 규칙에 따르면 등장인물이 꿈을 꾸고 있을 때만 귀신(유령)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규제 당국이 원하는 것은 모든 영화 콘텐츠가 젊은 중국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교육적 요소를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이탈리아영화감독인 지안루이기 페로네(Gianluigi Perrone)는 “미국의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애국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들은 내용적인 면이나 표현면에서 중국의 영화보다 훨씬 더 섬세하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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