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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권 관문공항 어디로 가나] 16년 이어온 ‘동남권 신공항’ 논란…불붙은 ‘제로베이스 검토론’

  • 기사입력 2019-06-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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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시설·입지 한계 뚜렷
넘치는 수요…대안 필요성 커져

안전·환경 우려 확장 한계 부각
지역간 연결 ‘P2P’ 글로벌 대세


 
김해신공항 건설 논란이 찬반 양론의 불이 붙으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총리실이 앞으로 이 방안을 재검증하는 만큼 사업 타당성 등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김해공항 모습.
 

#. 2018년 6월 28일, 여행의 부푼 꿈을 안고 김해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은 당황했다. 출입국 관리시스템에 장애가 발생, 비행기들이 잇따라 지연된 것이다. 심지어 이날 낮에는 호우까지 내리며 중국 국적 항공기 2편은 아예 김해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비행기를 이용해 중국, 또 해외로 나가려던 수백명의 관광객들은 발길이 묶이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김해공항의 새로운 변신이 요구되는 상징적인 일이었다.

▶시외버스 정류장이야, 국제공항이야?=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은 이미 막대한 유무형의 피해를 낳고 있다. 지난해 김해공항에서만 모두 6929개의 항공편이 지연 출발했다. 10~30분 정도의 지연 출발은 애교(?)로 넘긴다해도, 1시간 이상 공항에서 발 묶인 비행편만 따진 숫자다. 심지어 결항 건수도 1254건에 달했다. 전체 운항 비행기 10만8392개 중 6.4%가 지연됐고 1.2%는 결항한 셈이다.

이처럼 김해공항은 이미 수요를 감당못할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김해공항에선 2017년 기준 시간당 평일 18편, 주말 26편이 이착륙한다. 활주로의 용량 대비 비행편수를 뜻하는 슬롯 사용률은 89.6%에 달한다. 심지어 항공사들이 선호하는 오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주중 슬롯 포화율은 98.3%에 이른다. 중간중간 시도때도 없이 뜨고 내리는 군용기까지 감안하면 김해공항 비행기들은 명절연휴 고속버스처럼 줄줄이 이착륙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활주로 포화는 이착륙 전쟁으로 이어진다. 새벽 6시 전후로 동남아 각지에서 김해로 몰려드는 수십편의 비행기가 서로 먼저 착륙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다. 착륙 순번이 뒤로 배정될 경우 공항 근처에서 몇십분을 선회하며 뱅뱅 도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김해공항 입지도 문제, 확장이 능사 아니다
=공항이 위치한 김해의 입지조건 자체도 문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항공기 이착륙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봉우리를 다 깎아야 한다”며 “또 기본적으로 (소음 문제 등으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고, 활주로도 3.2㎞에 불과해 A380 같은 최신 대형 여객기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렇다보니 정부가 제시한 ‘김해공항 확장’ 역시 한계가 있다. 이 관계자는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려면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을 매립해야 하는데, 이 경우 낙동강 수로 자체가 바뀌면서 환경과 소음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영남 지역사회에서 현 김해공항의 확장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바로 ‘안전’이다. 김해공항 주변을 둘러싼 산들 때문에 이착륙시 비행기들은 급선회를 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날씨까지 좋지 않을 경우 위험은 배가된다. 심지어 김해공항 인근엔 초고층 아파트와 빌딩을 골자로 하는 에코델타시티 같은 신도시들도 연이어 들어설 예정이다. 활주로를 한두개 더 만든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2002년 김해공항서 발생한 사고는 공항입지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767기는 해발 380m의 인근 돗대산 정상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탑승객 129명이 사망했다. 바람이 남쪽에서 강하게 부는 날에는 비행기가 북쪽으로 돌아 들어와야 하는데, 이 자리에 돗대산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부산발전시민재단과 포커스 컴퍼니가 국내외 조종사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해공항에 대해 72.7%가 ‘위험하다’고 했다. ‘보통’이나 ‘양호하다’는 답은 각각 17.3%와 10.0%에 불과했다.

▶‘허브’에서 ‘P2P’로, 항공 대세를 따른다=초대형 허브공항 전쟁에서 각 지역과 지역을 바로 연결하는 P2P로 세계 항공 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신설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에어버스는 올해 한번에 5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는 A380의 생산을 중단했다. 반면 200여명을 태우고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중형 여객기들은 몇년 치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제 항공기 시장의 변화다. 대형기로 많은 승객을 인천공항 같은 허브 공항으로 수송한 뒤 인근 지방 공항으로 다시 보내는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가 지고, 환승 없이 공항 간 공항으로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가 대세가 됐다. 이른바 지방 관문공항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동남권 신공항은 의미를 갖는다. 영남지역에 주거 중인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말 기준 연간 55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인천공항까지 가기 위해 쓴 교통비만 3325억원, 여기에 시간비용까지 더하면 7183억원이 소요된다. 비행기 타기도 전에 길에 쏟아부은 돈은 이처럼 막대한 액수다.

부산지역 관계자는 “손바닥만 한 땅에 국제공항이 인천공항 하나만 있으면 되지 부산이나 동남권에 왜 필요하냐는 말을 많이 한다”며 “그러나 이는 항공물류시대에 결코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균형발전과 상생,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 편익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꼭 필요한 것이며, 다만 원점부터 재검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정호ㆍ이원율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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