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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지독한 섬 한국…대탈주를 꿈꾸다

  • 기사입력 2019-08-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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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심하게 가위눌린 꿈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북한의 나진을 거쳐 러시아 하산에서 검문을 받았다. 여권을 유심히 보던 경찰이 잠시 내리라고 한다. 가족과 함께 가야 하는데 어딜 내리냐고 한참 승강이를 하다 꿈에서 깼다.’ 꿈은 억압된 소원성취라는데….

일본 아베 정권이 지난 2일 한국을 백색국가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7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시행세칙인 포괄 허가 취급 요령 개정안을 홈피에 게재했다. 일본의 항복으로 남북으로 나뉜 한반도. 1945년 이후 Republic Of South Korea는 육지와 연결된 섬이었다. 이 ‘강요된 섬’에서 57년을 살았다. 일본의 뒷덜미 잡기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섬의 현실에 숨이 턱 막힌다. 지정학적으로 이런 천형(天刑)의 국가가 있을까.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과 서독은 분단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벨기에, 프랑스, 체코, 폴란드와 급할 때 달려갈 수 있었다. 한국은 바닷길, 하늘길이 아니고는 벗어날 수가 없다. 지역적 상황만으로 보면 처절한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할 곳, 땅굴이나 해저터널을 뚫어야 할 곳은 바로 이곳, 남한이어야 했다.

2018년 4월 27일 남과 북 정상이 만나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떠올린다. 육지와 연결된 섬으로부터 대탈주. 서울에서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은 유럽까지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와 연결된다. 동해선은 나진~하산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연결된다. 2014년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경의선이 중국 횡단철도와 연결될 경우 철도 물동량은 3015만 톤, 동해선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될 경우 754만 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경제효과는 나중 일이다. 기자는 결코 통일을 그리거나, 남과 북의 경제협력을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고립된 섬 경제에서 하루빨리 탈피하고 싶을 뿐이다.

아베는 왜 한국을 백색국가명단에서 제외하는 ‘백색테러’를 감행한 것일까. 김준형 한동대 교수의 정세분석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아베는 미중관계가 갈등 국면일 때 미국의 대중 봉쇄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재무장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재무장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정상적인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 아울러 우리 내부, 주변국의 냉전유지 세력들과 결탁, 남북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기류에 제동을 걸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치밀함이 두렵다.

이 천형의 섬을 벗어날 북한 루트를 뚫으려면 먼저 북미대화가 잘 진행돼야 한다. 미국의 동의 없이 북한과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다. 이것이 슬프고도 날카로운 현실이다. 누가 봐도 북을 경유, 러시아·중국을 가로질러 유럽을 잇는 물류동맥은 ‘환상’이다. 하지만 때론 환상이 숨 막히는 현실을 벗어나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세계는 세계를 이성으로 대할 때만 이성적으로 대한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우선 ‘남북’을 붙여서 생각하는 사유구조에 틈을 내자. 남과 북으로. 한국과 북한으로. 그래야 그 틈 속에서 -공간이 원자를 움직이게 하듯이- 다양한 해법이 모색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는 민족 개념이 아니라 국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남북협력이 아니라 한국과 북한의 협력이다. 일본을 넘으려면 이 ‘섬 경제’를 벗어야 한다. 통일은 그 다음이어도 좋다. 어느 길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길인지, 차분하고 냉정하게 고민할 때다. 그래야 이 땅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주인이 사글세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k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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