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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안전벨트 단단히 매세요, 위험한 밤이 될테니”

  • 기사입력 2019-11-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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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 둘러앉아 담소하다 어정쩡하게 헤어진 느낌이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대통령의 어젯밤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본 소감이다. 참여자의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했기에 질문의 각은 무뎠고, 답은 두루뭉술했다. 천금같은 시간만 속절없이 흘렀다.

대통령을 낚아챌 듯한 ‘질문자들의 아우성’을 제외하고 나면, 기록의 측면에서 짚고 넘어갈 장면이 있다. 성긴 문답 와중에 ‘(부동산)보유세 인상·양도세 인하’ 정책 제안에 대해 그는 “잘 참고하겠다”고만 했다.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려는 꿈을 실현할 방법으로 거론돼 온 건데 답을 사실상 ‘패싱’했다. ‘가진자들의 표’가 달린 이슈는 우회함으로써 단련된 정치인이라는 시그널도 던졌다. 아무튼 그는 품 넓은 인자한 사람이라는 새로울 것 없는 이미지를 더 쌓는 데엔 성공했다.

“안전벨트 단단히 매세요, 위험한 밤이 될테니” 아카데미상 후보로만 10번 지명돼 2번 수상한 스타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주연한 ‘이브의 모든 것(1950년)’에서 유명해진 대사다. 극중 연인이 미모의 젊은 여배우에게 마음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하며 ‘독설가’ 베티가 주변에 내뱉은 경고다.

‘착한 대통령’에겐 이런 언사가 가당찮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출렁이고 있다. 초겨울 칼바람은 정치의 계절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임종석, 김세연 등 여·야 가리지 않고 유력 정치인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나서 새판짜기에 관심이 쏠린다. 변화는 때가 되면 불가피하니 선언이라고 법석을 떨 일인가 싶지만 그 바닥 생리이니 접어둔다.

걱정스러운 건 반(反)시장적·시대역행적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지근거리에 또 중용될 거란 얘기가 스멀스멀 나온다는 점이다. ‘위험한 밤’으로 이끌 가이드일 수 있다. 그들은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면서 대입 정시 비중을 늘리겠다는 엇박자 정책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핀셋규제는 허무한 레토릭이다. 집값 잡으려면 교육정책에 정통해야 한다는 수 십 년된 불문율을 모르거나, 시장이 정책에 어떻게 반응할지보단 자신의 칼만 벼리려는 고집을 앞세우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무차별적 ‘DLF 대책’도 시장의 바람과 거꾸로다. 환부(患部)만 도려내는 게 정공법인데, 타깃을 너무 과하게 잡았다. 원금을 20~30% 날릴 가능성이 있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어떤 은행이든 못 팔게 했다.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도 1억원이던 걸 3억원으로 높였다. 여당에서 조차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악수(惡手)라고 비판한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런 대책의 수치는 상황이 변화하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행정편의에 따라 시장은 얼마든지 ‘마사지’할 수 있는 대상이란 얘기와 다름없다.

시장엔 선과 악이 공존하지만, 결국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 그걸 못참고 엉성하게 덤비면 비생산적 혼돈만 부추길 뿐이다. “안전벨트 꽉 붙들어 매세요, 시장이 역습할지 모르니”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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