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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코로나19…커뮤니케이션의 치명적 오류

  • 기사입력 2020-03-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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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①= “한국의 진단검사는 최대 1일 1만7000건까지 가능하고, 누적 검사건수는 19만건에 이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사실만 놓고 보면 맞는 말이다. 박 장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체 채취, GPS를 이용한 역학조사 등은 확실히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는 달랐다.

사실 ②= 마스크 몇 장 살 수 있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한겨울 노상에서 새벽 3시까지 줄을 서는 풍경이 반복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발 입국자에게 ‘입국금지’ 팻말을 붙인 나라가 100개국이 넘었다는 소식도 사실이다.

사실과 사실 속의 문맥을 떠나 어떤 이들은 사실①에 열광한다. 다른 한쪽에선 사실②를 부각하며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뒤범벅된 사실과 사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사실’과 ‘사실’의 씨줄과 날줄 중간중간에는 슬며시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프레임이 끼어 들어 그 혼란을 부채질한다.

사실①과 사실②의 기저에 있는 또 다른 사실을 보자. 이해관계나 프레임이라는 해석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또 다른 사실’ 말이다.

어느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000명을 넘었다. 사망자 수도 50명에 달한다. 이 숫자가 여기서 멈췄으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사회 빼기’가 일상이 된 비자발적 사회격리가 50여일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불안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사실’은 우리의 아픔이고 비극이다. 이 아픔과 비극 앞에서 사실①과 사실②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사실과 사실이 씨줄과 날줄로 얽히고, 그러한 사실들의 기저에 아픔과 비극이 자리잡고 있는 이 혼재된 상황에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냐에 따라 사실①은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힘이 될 수 있다. 사실②는 다같이 고통을 감내하거나, 혹은 차후에 세세하게 따져볼 일로 미뤄질 수 있다. 덧셈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덧셈의 산술이 돼야 할 커뮤니케이션은 오히려 뺄셈만 하고 있다. ‘코로나19라 쓰고 마스크 사태’라고 읽어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진 것도 커뮤니케이션의 치명적 오류 때문이다(마스크와 관련된 일련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다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지만, 이와 관련된 일련의 메시지는 빵점이다).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아픔과 비극을 사실①로 감쇄하려 했다. 그리고 사실②는 애써 외면하려 했거나 아니면 아픔과 비극의 원인으로 돌리려 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의 경주도 이어졌다. 여기서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다.

‘적시성’과 ‘공감능력’을 상실한 커뮤니케이션, 확고한 자기 중심적 커뮤니케이션, 정치가 끼어든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아픔과 비극의 크기만 더 키웠다.

확진자 수가 많은 것이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는, “한국 방역역량이 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라는 박 장관의 말은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픔 과 비극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말은 아픔의 크기만 더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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