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시사] 북한 옵서버 요청하더라도 한미연합훈련 활성화해야

한국과 미국이 동맹 조약을 체결한 것은 6·25전쟁 정전 직후인 1953년이었지만 연합군사훈련을 최초로 시행한 것은 1969년 3월부터였다. 그 전 해인 1968년 발생한 1·21사태나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지 능력 강화를 위해 미국 본토에서 1만여명의 지상군 병력을 신속하게 한반도에 전개하는 ‘포커스레티나’ 훈련을 처음 시행한 것이었다.

이후 훈련은 1971년 ‘프리덤볼트’, 1976년 ‘팀스피릿’으로 개칭되면서 연례적으로 시행됐다. 2017년까지 한·미 양국이 시행해온 ‘키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은 이들을 계승했다.

그간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이자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지탱해온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 이외에도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주요 동맹들과 연례적인 군사훈련을 통해 방어 공약을 준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과는 1963년 ‘빅리프트’ 훈련이나 1983년 ‘에이블아처’ 훈련처럼 냉전기 구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시행했다. 21세기 들어와서도 해마다 6월 발트해역에서 나토 회원국은 물론,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비회원국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견제하는 태세를 견지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미국은 일본·호주·인도 등과 다양한 연합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과는 ‘킨소드’와 ‘아이언피스트’ 등 육·해·공에 걸친 연합훈련, 호주와는 ‘테리스맨세이버’ 훈련, 인도와는 ‘말라바르’ 훈련 등을 연례적으로 해왔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2017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사이의 연합군사훈련은 그 빈도가 증대되고 지리적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프랑스와 영국도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프랑스 항모 ‘샤를드골’이 인도양까지 진출해 이들 국가와 공동 훈련을 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영국 항모 ‘퀸엘리자베스’가 일본 근해에 파견돼 역시 일본 등과 공동 훈련을 할 예정이다.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주도로 시행되는 다국 간 연합훈련 강화 양상이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거나 그 연장선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노력을 저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한·미 동맹 간 연합훈련이 축소되고,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도하는 군사훈련 네트워크로부터 한국이 배제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한국의 국제적 지위나 외교 관점에서 신중하게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잠재적 군사 위협 요인들에 대응하는 안보태세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또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 주도의 연합방위태세 구축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새롭게 출범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래지향적인 동맹관계 구축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한·미 동맹 차원의 연합군사훈련을 적절한 방식으로 재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도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한 것처럼 한·미 훈련은 어디까지나 방어적 성격이니, 냉전기 나토가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해 그러했듯이 북한을 옵서버로 참관하게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이나 호주·인도 등이 동맹국 미국과의 연합군사훈련을 통해 자신의 안보태세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국제안보질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외교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세계 6위 수준에 달한 군사력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국내적으로는 안보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외교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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