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 제공] |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 협약을 체결해 제작한 엔진이 들어간다. KF-X는 최초의 국산 전투기라는 취지에 맞게 양산 단계에서 65%의 부품 국산화율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엔진 국산화는 부품 국산화를 위한 큰 포석 중 하나란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선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한국 전투기 사업의 기술력 상승을 위해 힘써왔다. 이주 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투기 개발 연대기를 정리해봤다.
▶ KF-5 제공호 전투기 엔진 최초 면허생산=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는 국산 전투기 KF-5 사업에도 참여했다.
1980년 정부가 절충 교역으로 전투기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사로부터 J85 엔진의 조립생산 및 부품 국산화를 위한 기술도입을 추진했다. 이후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초빙해 부품 제작에 들어간지 약 3년 여, 1982년 9월 국내 최초로 초음속 전투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제공호 엔진 면허 제작을 바탕으로 1983년부터 상용 엔진 부품사업에 착수하는 기반이 됐다.
▶ KF-16 전투기 엔진 면허생산=1991년 시작한 KFP(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기종이 F-16으로, 엔진은 PW사의 F100가 선택됐다. 당시 엔진 사업뿐 아니라 기체 사업은 국산화율이 41%였다.
한국공군에 납품될 KF-16은 조립 전투기로 1994년 10월 전방, 중앙, 후방 동체만 결합하고 주익과 미익은 분리된 상태로 2대를 들여 조립작업을 시작했다. 조립된 F-16은 1997년 3월, 1호기를 출하했고 1998년 공군에 인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여 개 협력사 4000여 명의 항공인력과 함께 부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외국에서 부품을 가져와 단순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 KF-16 전투기의 F100 엔진 면허생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의 핵심 부품이자 각 기업의 전략 부품인 블레이드 모든 단계를 포함한 총 110품목을 국산화해야 했다. 1997년 3월, 각종 테스트를 통과하며 F100 엔진의 블레이드를 국산화했다. 마지막 공정인 주파수 시험과 피로도 시험도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어떠한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시험의 개념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기술도입선인 P&W사에 문의해도 도움은 없었다고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가지 모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며 1000만 번을 흔들어 블레이드를 부러뜨림으로써 그 강도와 수명을 확인하는 피로시험을 거쳤다. 결국 1년간 27번의 시험을 거친 끝에 성공을 이뤘다. 1997년 4월 모든 부품을 조립한 후 시험비행도 진행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 제공] |
▶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개발과 F404 엔진 면허생산=1989년 KFP 사업이 본격 논의됐다. 당시 절충 교역으로 독자 항공기 개발이 추진됐다. 당시 대한민국 공군은 조종사 고등훈련에 T-33이나 TF-5B 같은 노후 전투기종에 의존하고 있었다. 새로운 고등 훈련기가 필요했다.
이에 국방부가 KFP 사업과 함께 고등훈련기인 사업명 KTX-2사업을 병행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당시 세계적인 추세였던 경공격급 항공기를 개발을 결정하고 개발 비용·시장성·성능 측면을 고려해 KTX-2사업을 한국(80%), 미국(20%)으로 분담하는 국제 공동개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KFP 사업은 우리 공군의 주력 기종인 KF-16 전투기를 조립, 생산 사업과 연계해 군용 훈련기 설계 기술의 이전을 미국 록히드마틴에 강력히 제안했는데, 이것이 고등훈련기 사업의 시발점이다.
당시 삼성테크윈은 1998년 KF-16의 기술도입 면허생산이 완료되기 때문에 체계개발로 반드시 나아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록히드마틴을 사업에 참여시키고, 직접 개발비를 일부 부담하고, 판매 시 나눠 갖는 방식이었다.
1995년까지 탐색 개발이 진행됐으며,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 대한항공 등이 미국의 록히드마틴사와 기술협력을 맺어 사업을 추진했다. KFP 및 기타 항공사업의 절충 교역 조건을 통해 외국기술을 전수받아 개발하는 방식이었다.
1997년 9월, 총사업비 약 1조 7000억 원의 고등훈련기 체계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1998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와 록히드마틴사가 KTX-2의 공동판매계약을 체결. 1999년 외형 형상이 확정된 이후,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는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기체 제작사업을 신설 법인인 KAI에 넘긴다.
마침내 2001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출고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T-50의 별칭인 ‘골든 이글’의 명명식이 함께 진행됐다.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후 모든 시험을 거쳐 2002년 8월 20일, T-50 고등훈련기가 첫 공개 비행에 성공, 2003년 초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초음속 비행기를 개발한 12번째 국가가 된다.
▶ 국내 공장에서 F404 엔진 면허생산=T-50은 마하 1.4의 초음속 항공기로 미국의 T-38 초음속훈련기 이후 동급의 신형기가 나오지 않은 세계 고등 훈련기 시장에서 진입할 수 있는 전략 수출 품목이었다.
2005년 3월, T-50 엔진 생산 킥오프에 들어가 2006년 1호기 엔진을 출하했다. 면허생산이었지만 P&W사로부터 설계도면을 들여와 일부 부품만 국산화해 제작한 F100 엔진과 달리, F404는 우리가 요구한 디자인 사항이 많이 반영된다.
F404 엔진은 원청사인 GE사에 조립라인이 없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의 조립기술에 의존해 생산했다.
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