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 경쟁률 낮고
의무보유 확약률도 저조
상장직후 매도 쏟아질수
카카오뱅크 공모가가 결국 3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과연 시초가가 어떻게 형성될 것이며, 이후 기업가치가 ‘금융대장주’인 KB금융을 넘을 수 있느냐다. 전자는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중요하다. 후자는 카카오뱅크가 대단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은행지주들이 못난 것인 지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 카뱅의 주가흐름을 가늠하려면 공모가를 정한 기관들의 수요예측 결과를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일단 공모가 범위 상단인 3만9000원에는 모든 투자자들이 동의를 했다. 공모가인 3만9000원을 적어낸 기관은 전체 건수의 46%, 참여수량의 51.8%였다. 공모가 보다 더 높은 평가를 한 기관보다는 공모가가 적정하다고 평가한 기관이 더 많았다.
투자자별 경쟁률은 엇갈렸다. 국내 개인자금인 펀드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지만, 증권사나 연기금, 금융회사로 갈수록 경쟁률이 낮아졌다. 특히 해외투자자의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외국계 증권사인 공모 물량의 48%가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마켓글로벌에 배정된 됐다. 하지만 수요예측 참여물량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1.5%에 그쳤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의무보유 확약이다. 전체 투자자의 55%가, 해외투자자의 87%가 미확약이다. 상장 직후 주가가 오르면 언제든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6개월 이상 확약은 한 자릿수였다.
지난 3월25일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 296만주 가운데 56%인 199만 7200주가 행사됐다. 행사가는 5000원, 주식가치는 2만 50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가보다도 1만4000원이나 낮다. 스톡옵션 전환차액은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전환가가 낮을수록 절세효과가 난다. 스톡옵션을 주식으로 바꿔두면 동시에 상장 직후 차익실현도 용이하다.
장외가격(38커뮤니케이션) 추이를 보면 지난 4월 10만원을 넘었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일정이 본격화되면서 8만원대로 급락했고, 공모가가 확정된 22일 7만원선까지 떨어졌다.
거래시작 후 현 장외가까지 오른다면 공모가의 2배인 ‘따’가 된다. 매도대기 물량을 고려하면 ‘따상’은 어려워 보이고, 차익실현이 경쟁적으로 이뤄진다면 단기적으로는 ‘상’(공모가 대비 상한가)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 2등주인 신한지주는 충분히 넘어설 수 있지만, KB금융을 제치고 금융대장주까지 오를 지는 두고 볼 일이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