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투자·AI강화 등
금융플랫폼 전략 구체화
상장 후 밸류에이션 부담
예상 시가총액 12~18조
카카오페이가 희망공모가를 낮췄다. 그런데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 커졌다. 주당가치 대비 할인율을 높이는 고육책을 동원한 결과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싼 값으로 주식을 받게 돼 기대수익률을 높일 기회다. 희망공모가 하향으로 카카오페이가 조달할 자금이 약 1000억 원 가량 줄어들지만 미래사업 재원조달에는 큰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 오프라인 결제인프라 강화와 자산관리(WM), 인수합병(M&A)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사업전략 소개도 추가됐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전 예상을 뛰어 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은행을 넘어 플랫폼으로 혁신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기존의 결제·증권·보험의 영역구분을 넘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지가 관건이다. 다만 자본과 이익면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카카오뱅크 보다 더 크다. ‘따상’이나 ‘따’를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가치는 높이고, 공모가는 낮추고, 어떻게=먼저 가격산정 방법은 이전처럼 성장률 조정 평가방법을 적용했다. 비교기업 3곳 가운데 브라질 파세구로를 제외한 2곳을 바꿨지만 3사 평균 성장률 조정계수는 44.7배에서 45배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또 카카오페이도 올 1분기 수치의 단순 연환산에서 최근 12개월치(LTM)로 바꾸면서 매출액이 4286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성장률 산식을 2018~2021년 1분기 연환산 매출액 연평균에서 2018~2021년 반기 기준 최근 12개월 평균으로 변경하며 수치가 83.4%에서 98.7%로 올라갔다. 여기에 순차입금도 감소하며 1주당 기업가치는 12만2307원에서 13만976원으로 불어났다. 그럼에도 희망공모가 범위가 낮아진 것은 할인률 때문이다. 국내 비교기업이 없고, 성장률 조정평가법을 활용한 사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할인률 중간값을 35%에서 42.7%로 높였다. 결국 이번 공모가 조정은 엄밀히 말해 기업가치 재평가라기 보다는 할인률 조정에 가까운 셈이다.
▶자산관리에 M&A까지...새로운 금융플랫폼 출사표=관건은 카카오페이가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쓸 지다. 증권사 사업확장과 전자상거래 관련 투자를 늘리고 핀테크 인수합병(M&A) 계획을 새로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오프라인 결제인프라다. 810억원이던 자금계획을 1484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오프라인 가맹점 구축비용 1248억원에 마케팅비로 200억원을 책정했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증권은 투자금액에 큰 변화를 없지만 자산관리(WM) 시장 진출계획을 구체화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핀테크 M&A 분야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포함시킨 것과도 연결된다. 카카오페이가 밝힌 주요 M&A 분야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으로 요약된다.
2300억원 이던 전자상거래 투자는 8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다만 결제서비스와 제휴를 통한 할인 외에도 특정업체에 대한 지분투자 계획을 밝혔다.
▶상장 후 주가는…9만원대 정체(?), 12만원대 도약(?)=자기자본 5조원인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8배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평가된 7.3배보다 조금 높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의 가치 값이 꽤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은행과 비은행의 가장 큰 차이는 자본한계다. 은행은 자본을 기반으로 수신을 늘려 대출로 돈을 번다. 비은행도 자본을 기반으로 차입을 해 운용해서도 돈을 벌지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수수료를 수취의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 은행보다 비은행이 PBR 값이 더 높을 여지가 있다.
상장 후 카카오페이의 자기자본은 약 1조5000억원이다. PBR 8배면 12조원이다. 희망공모가 상단을 조금 웃돌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가 비은행 플랫폼으로서 미래가치를 더 인정받는다면 카카오뱅크의 PBR 배수를 넘어서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플랫폼은 카카오다. 6월말 자본은 개별기준 5조7000억원, 연결기준 9조4000억원이다. 69조원의 시총에 대입하면 개별기준으 12배, 연결기준 7.3배다. 최대로 잡아 카카오페이에 12배를 넣으면 약 18조원이다. 이론적으로 PBR 15배를 넘어야 KB금융을 넘어선다. 바이오기업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려운 수치다.
다만 증권과 보험은 자회사 형태로 보유한 구조도 카카오뱅크와 차이점이다. 초기 자본은 카카오페이가 부담하겠지만 향후 상장 등 외부조달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페이로서는 출자부담은 제한하면서 플랫폼 시너지는 높일 수 있다. 규제 역시 변수다. 당장 금융상품 중개와 광고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불리하게 중심이 잡힌다면 밸류에이션 하향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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