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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일까 ‘사이다’일까…홍준표의 거친 입[이런정치]
김기현 “당 소속 지자체장,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 빚는 일 없게 하라”
홍준표 ‘당무감사’ 주장 급물살…“당 중진이 구설수 휘말리는 게 리스크”
‘비상근무 지시한 적 없다’지만…현행 규정엔 지자체장이 발령하거나 소집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 속 골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하직원들이 비상 근무 중일 때 ‘주말’이라는 이유로 여가활동을 한 것도 문제지만, 이를 해명하는 과정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당내에선 홍 시장에 대한 당무감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록적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에 국민 모두가 무거운 맘”이라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각 당협위원장과 지자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의 실명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자중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기자들을 향해 ‘주말에 일하러 나오라고 하면 나올 것이냐’고 기자들에게 되물은 것도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재난 상황에서 지자체장으로서 역할이라는 것이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기자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질문하라”고 꾸짖었다. 홍 시장은 “주말에 공무원들은 자유롭게 개인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기자들은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오냐”고 반박했다.

홍 시장의 해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골프를 마쳤고, 이날 오후 팔거천 사고를 보고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4일부터 대구시가 ‘자연재난 비상 2단계 근무’ 중이었고, 15일 오전 기준 대구시와 구청, 산하 공공기관 등 비상근무 인력이 1014명이었다는 데 대해서도 “지시한 적 없다”고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현행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 의장은 소속 공무원에 대해 비상근무를 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광역시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비상근무의 종류, 발령사유 등을 지체없이 보고해야 한다. 복무규정 제2조에 따르면 국무총리나 행안부 측 지시로 지방공무원이 비상근무를 설 경우, 지자체장은 해당 지자체 소속 공무원에 대해 비상소집 해야 한다.

홍 시장의 손을 거치지 않고 대구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것이 맥락 상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홍 시장에 대한 ‘당무감사’ 주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홍 시장을 둘러싼 공세를 지속한다면 당 윤리위원회 제소나 당무감사까지도 가능한 일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그는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호우 피해 대책 마련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럴 때 당 중진이라는 분이 구설수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김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홍 시장은 지난 4월 김재원 최고위원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유착 관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가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됐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대구, 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도 불참했다. 예정협은 원내 사안이지만, 김 대표는 울산과 호남 예정협 등 주요 일정엔 참석해왔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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