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신주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혁신 경영 방침을 마련하고, 계열사 CEO의 역할을 제시한다.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기존 사업의 본질을 키우고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등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그룹 경영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13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을 방문해 30개국 주한 대사 등 행사 참석자에게 부산의 매력과 엑스포 유치 역량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신동빈 회장은 이날 VCM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대한 혁신·투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VCM에서 신동빈 회장은 기업 가치 제고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업의 본질을 끌어올리고 올 초 강조한 ‘뉴롯데’의 테마,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을 양대 축으로 한 사업 전략을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VCM에서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등은) 그룹과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해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주저하지 않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VCM에서도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화학 부문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지주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금 창출 능력이 약화하는 동시에 차입금 부담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유통 사업 부문도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롯데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 원에 인수했다. 유통 부문에서도 베트남에 최대 규모 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날 VCM에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상반기 VCM에도 참석한 바 있다.
신유열 상무는 최근 3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기획담당 부장으로 입사한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에 임명됐고, 같은 해 12월 상무로 승진했다. 최근 신유열 상무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두 번째 롯데 계열사 대표직을 맡았다. 앞서 지난해 8월 신유열 상무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신유열 상무가 한일 그룹 신사업 발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 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 등 강연을 듣고, 이동우 대표가 상반기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과 계획도 공유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ℓ의 항체 의약품 생산 설비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롯데헬스케어는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종합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을 9월 출시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어 주요 사업군 총괄대표들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설명한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사업을 키운다. 푸드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방안도 제시한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한다. 화학군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 전략을 공유한다.
kimstar@heraldcorp.com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