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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 외치던 민주당이 친기업 행보?…노란봉투법도 속도조절 [이런정치]
‘반기업·친노동’ 이미지 벗고 중도층 확장
삼성·LG 오너경영 긍정적 평가 이례적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기업경쟁력강화 더불어민주당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민주당 글로벌 기업을 돕다 3, LG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확보와 오너 경영의 역할' 세미나에서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반기업·친노동’ 이미지 탈피에 나서고 있다. 내년 총선을 8개월 남짓 앞두고 중도층 확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벌개혁’을 당 강령에 명시하고 있을 만큼 대기업 주도의 경제구조에 비판적이었던 민주당에서 최근 오너 경영의 긍정적 측면과 경제 선순환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친기업’으로의 기조 전환이 가시화될지 이목이 쏠린다.

아울러 속도를 내던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 역시 최근 수해 상황 등을 이유로 다소 늦춰춰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기업을 상대로 당근과 채찍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일부 의원 중심으로 친기업 정책 기조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전날 김병욱·송기헌·유동수 민주당 의원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경쟁력 강화 모임’은 국회에서 ‘민주당 글로벌 기업을 돕다 - LG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확보와 오너 경영의 역할’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LG 오너가(家)의 경영 문화를 공유하면서 고(故) 구본무 회장의 업적 등을 조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 24명이 참여하는 이 모임은 지난달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세미나를 열고 삼성의 오너 경영이 ‘반도체 신화’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오너 경영의 폐해를 대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해 온 민주당의 기조와는 상반돼 관심이 쏠렸다.

모임 대표인 김병욱 의원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부분에도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국민 정당, 대중 정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LG 오너 경영이 배터리 사업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하면서 “오너의 선제적 투자와 과감한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을 당시 “집권을 위한 수권 정당으로서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 강령에서 ‘소득주도성장’과 ‘재벌개혁’을 뺄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도부도 ‘경제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경제 정당으로 변모해 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국민 삶을 위한 경제 정책에 왼손과 오른손이 따로 없고, 민주당은 유능한 양손잡이가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변화를 잘 지켜봐 달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강행처리를 예고해 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에 대한 기조도 다소 온건해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법원이 최근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고, 이에 입법이 정당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더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신중함도 엿보인다.

당초 지난달 말 본회의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논의 없이 상임위에서 직회부된 노란봉투법 부의가 완료됐다. 민주당은 이어진 이달 첫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을 추진했지만 이는 무산된 상태다. 전국적인 수해 상황에 정쟁을 자제하자는 여야 분위기도 작용했다. 당내에서는 양대 노총 등 노동계가 더욱 목소리를 내 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원내지도부 한 의원은 본지에 “사회적 분위기가 확실히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반복되는 ‘거부권 정국’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진표 의장도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등 여야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 최대한 합의 처리를 주문하면서 한 차례 상정이 불발되기도 했다. 다만 이달 말 본회의에서 다시 한 번 강행 처리가 시도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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