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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경 노인폄하 논란’…與 “폄하DNA”-野 내부서도 “부적절” [이런정치]
김은경 “남은 수명 비례해 투표권” 발언 후폭풍
국힘 “세대 갈라치기한 것은 김 위원장” 맹공
정동영 “6070 투표말고 집에서 쉬라” 악몽 재현
민주당 내부에서도 “혁신위 출범 자체가 의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발언’ 논란이 총선을 8개월여 앞둔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청년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였다지만 야당의 정치혁신 총책을 맡은 김 위원장이 ‘노년층의 투표권이 과대대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정쟁 불씨가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다시 ‘폄하 DNA’를 드러냈다며 선공을 날렸고, 민주당은 여당이 진의를 곡해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수차례 당 주요 인사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김 위원장 발언이 신중치 못했으며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에도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수위 높은 공세를 이어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미래가 긴 사람’과 ‘미래가 짧은 사람’이라는 갈등적 표현으로 세대를 대비시킨 순간 아들의 순진한 생각이 고도의 정쟁적인 주장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비판받자 입장문에서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 프레임이자 전형적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반박했는데, 세대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김 위원장 본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혁신위원회와 청년세대 간담회에서 불거졌다. 그는 청년 투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들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자기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부터 남은 평균 기대 수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남은 기대 수명까지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은 되게 합리적이죠”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그게 참 맞는 말”이라며 “우리 미래가 훨씬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표결을 하냐는 것이다. 합리적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장에 젊은 분들이 나와야 그 의사가 표시된다고 결론을 지었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노인 폄하 발언 전례를 지적하면서 이슈몰이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노인 폄하 발언에 긴 여사를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4년 3월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총선을 앞두고 “60대,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한 발언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에 열린우리당이 대거 ‘동정표’를 얻으면서 해당 발언이 총선 판도를 뒤집을 만큼의 파급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후에도 진보진영에서 노인 폄하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유시민 전 장관과 조국 전 장관의 노인 폄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노년층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해프닝아 반복되는 데 대해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정치나 사회에 무지한 것인지 아주 깊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황당하다. 나이나 인종 등에 따라 투표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헌법정신”이라며 “공격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했다. 오해를 산 발언을 해놓고 상대(여당)나 언론을 탓하는 것은 아주 안 좋은 습관”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위 자체가 매번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탐탁치 않은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혁신위가 정치적인 감각 없이 내놓는 발언 하나 하나가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실제 주어진 권한은 작고, 이에 계속해서 ‘센 발언’으로 존재감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 같다. 불필요한 논란만을 낳는 혁신위를 애초에 왜 출범시킨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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