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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 정치 키워드는…尹대통령 ‘개각’-김기현 ‘野 비판’-이재명 ‘정부 실정’ [이런정치]
윤 대통령, 저도에서 6박7일 정국구상 돌입
김기현은 베트남 찾아, ‘기본소득 비판’ 독서
이재명, 수도권 머물며 사법리스크 돌파 고심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양당 대표가 일제히 여름휴가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의 ‘휴가 정치’는 진행 중이다. 국가 지도자들인 이들이 ‘휴가 보내는 법’ 그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점에서다. 정치인들이 무대 위 마이크 앞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직설적 공세를 퍼붓는 것보다, 때로는 ‘휴가 기간 향한 곳’ ‘읽는 책’ 등으로 포장된 국정 구상을 밝히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정치 소통이라는 분석도 있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일부터 8일까지 6박7일간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대통령은 ‘청해대’(靑海臺)라고 불리는 대통령 별장이 자리한 거제 저도에 머물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윤 대통령은 저도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국정 지지율 등 현안과 맞물려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당시 서초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 개각과 오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등 국정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윤 대통령 휴가 복귀 후 일부 장관 교체 등 소폭 개각이 점쳐졌지만 상대적으로 시기는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이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으로 여야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청문회 정국이 부담스럽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장의 개각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및 정부 인사들의 출마 의사, 여권에 유리한 총선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정부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광복절 특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은 경제와 민생에 방점을 찍고 정치인은 최소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외로 떠났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6일까지 가족들과 베트남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 당 대표가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낸 사례는 드물어 시선이 더욱 집중됐다. 국민의힘 측은 비판적 시각이나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김 대표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고 간 휴가”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휴가에 ‘기본소득 비판’, ‘세습 자본주의 세대’, ‘위대한 협상:세계사를 바꾼 8개의 협정’ 등 책 3권을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본소득 비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 및 ‘기본사회’ 구상을 비판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는 휴가 중에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가감없는 정치적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그는 이날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민주당의 노인비하·폄하 DNA를 재확인했다”고 맹공했다. 그는 “이런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 연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이 대표는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혁신위 해체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수도권에 머무는 것으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기간은 이날부터 4일까지 총 나흘 간이다. 윤 대통령이나 김 대표보다 휴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다만 이 대표 앞에 놓은 국정구상 과제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도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 신병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다. 검찰은 최근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건과 백현동 개발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 소환조사와 구속영장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쌍방울 사건과 이 대표 사이 결정적 고리가 되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진술이 뒤집히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이 대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또 당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가 빨라진다는 점도 이 대표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검찰이 이날 한 차례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20명’의 민주당 현역 의원이 특정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가 돈봉투 의혹 집중포화를 받을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휴가 중 독서로 ‘같이 가면 길이 된다’, ‘난세일기’ 등 책 두 권을 선택했고,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2’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인 메시지도 분명하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앞서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추천받은 책이고, ‘난세일기’는 직접적으로 윤 대통령을 직격한 책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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