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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사과 또는 침묵…‘노인 폄하논란’ 진화 기로 [이런정치]
휴가 복귀한 이재명, 사과 표명 여부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휴가 기간 당 안팎을 뜨겁게 달군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입을 열지 정치권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고 거리를 유지해 왔다.

다만 노인층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이 대표가 특단의 조치로서 직접 사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최근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이 전국 경로당에 폭염 에어컨비 지원에 나서는 등 노년층을 향한 ‘틈새 공략’에 나서면서 민주당내에선 상당 부분 위기감이 감지되면서다.

정치권은 김 위원장과 양이원영 의원이 최근 노인 폄하 논란을 자초한 것을 두고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노년층 표심을 극도로 위축시킨 대형 실책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논란으로 ‘식물 혁신위’라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한달여 앞둔 활동기한 전 ‘조기 해체론’마저 고개를 들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의 논란의 발언 직후부터 며칠째 역풍 진화에 진땀을 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수명에 따라 비례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당 지지율이 최근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설상가상 노년층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여당은 연일 민주당을 겨냥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3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결국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죄 말씀을 드린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존중하고,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김 위원장 본인보다 앞서 공식 사과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모든 구성원은 세대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은 삼가할 것”이라며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오전에도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한노인회를 찾아 직접 사과했다.

김 위원장과 지도부의 뒤늦은 사과에도 8월 국회 휴지기에 불필요한 논쟁을 자체 생성하면서 국민 피로도를 크게 높였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도 여름휴가에 돌입한 상태로, 정쟁을 최소화하고 향후 국정 구상에 골몰해야 하는 시기 당력을 크게 소모했다는 지적이다.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이슈와 거리두기를 지속해 왔다. 김 위원장 측에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휴가 중 직접 사과 표명 등은 하지 않았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한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혁신위는 지도부와 별도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대표가 우려를 전달하거나 또는 다른 메시지가 나온다면 ‘비호 논란’ 등 또 다른 설왕설래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은 일단 혁신위와 거리를 둔 상태로, 혁신위가 직접 예의를 갖춰 오해를 풀고 논란을 해소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인 여론 악화가 장기화되면 이 대표가 결국 직접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본지에 “휴가에 복귀하면 이 대표가 사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노년층에 대한 민주당의 계몽적인 인식을 뿌리뽑아야 내년 총선뿐 아니라 앞으로도 민주당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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