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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사법리스크에 기름부은 혁신위…거세진 ‘용퇴론’ [이런정치]
17일 檢소환조사…이후 영장청구 가능성
체포동의안 표결 전후 ‘용퇴론’ 깊어질 듯
계파 내홍만 부추긴 혁신위…李 코너 몰아
야당 내에서도 ‘정청래용 혁신안’ 비꼬기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현역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민주당이 전방위적 ‘사법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설상가상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대의원제 무력화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임계점에 다다르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당내 ‘이재명 용퇴론’이 분출되는 양상도 이전과는 다르다.

12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검찰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서게 되면 비명(비이재명)계의 이 대표 사퇴 요구는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검찰의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건 소환조사 요구에 대해 응하겠다며 17일 검찰 출석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한 차례 소환조사한 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개발 사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사업으로, 해당 부지가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상향됐다. 이를 두고 검찰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 출신 인사의 로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쌍방울 관련 의혹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이 전 부지사의 가족과 변호인 문제로 두 차례 재판이 지연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시계가 다소 늦어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가 22일 재개되는 공판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한 것을 이 전 지사에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재확인한다면 곧바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표는 당내로부터도 커다란 리더십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김은경 혁신위의 급진적 대의원제 개편안이 불러온 당내 파장이 커지면서다. 혁신위원회는 지난 10일 활동 종료를 선언하면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권리당원 1인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대의원 몫을 없애고 권리당원 ‘1인1표’를 강조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배제하는 방식인 셈이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이 같은 혁신안은 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과 일부 친명계 의원이 강력하게 주장해 왔던 대의원제 폐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비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이 대표 지지층이 대거 권리당원으로 유입된 상황에서, 지역 안배 등 차원에서 균형을 맞춰 둔 대의원 투표를 배제한다면 이 대표 측에 쏠린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에서다.

비명계는 다시 한번 이 대표 사퇴론에 불을 지필 태세다. 총선을 8개월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을 거듭하는데다, 이 대표가 야심차게 띄운 혁신위가 위원장 설화로 논란만 빚고 활동을 조기 종료한 상황을 사퇴론을 띄울 불쏘시개로 활용할 것으로도 보인다.

비명계는 혁신안 발표 하루 만인 11일 비판을 쏟아내며 거세게 반발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안”이라며 “총선에는 적용 사항이 없고, 오로지 지도부 선출에만 적용되는 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의원제 무력화는) 잘못된 것”이라며 “‘정청래용 혁신안’ 같다”고도 했다.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의 사퇴로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대의원제가 무력화된 가운데 권리당원들로부터 지지가 높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혁신안을 비꼰 것이다.

사퇴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명계 3선 이원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용퇴를 결단할 것인지 이재명 대표의 응답을 기다린다”고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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