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尹의중’ 업은 김태우 보궐선거 출사표…與 공천 딜레마[이런정치]
尹, 김태우에 ‘공익신고자’ 평가…용산 의중 업고 재등판 할까
당내에선 비판적 기류 감지…김기현 “공천, 내부 검토 안 해”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강서구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오는 10월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측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강서구로 돌아가겠다”며 명예 회복 의지를 밝히면서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김 전 구청장의 정치적 복권에 간접적으로 힘을 실으면서 ‘제3자 공천’을 고려하던 국민의힘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전 구청장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닐뿐더러 문재인 정부에서 ‘공익 신고자’로서 역할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김 전 구청장을 그대로 공천할 지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그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지만 재판부는 꾸준히 김 전 구청장의 ‘공익신고자’로서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탓이다. 실제 법원은 지난 2021년 1심 판결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그가 공익신고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의 지위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상 법원이 결정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하는 것은 당에 정치적으로 부담이라, 최근 출마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서구는 국민의힘이 열세한 지역구라 누구를 내보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 복권되자마자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정치적 재판의 희생물이다’라고 하는 김 전 구청장을 내보내는 것은 되려 ‘괘씸죄’로 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현재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는 저희들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김 전 구청장 공천을 끝까지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김 전 구청장이 윤 대통령의 의중을 업었다는 점, 그리고 김 전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우려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광복절 특사 논의 초기부터 김 전 구청장 사면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구청장은 ‘공익신고자’였는데 법원은 양형에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구청장직을 잃게 됐다는 판단이다. 만일 국민의힘이 김 전 구청장에게 후보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의 기조와 반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전 구청장의 강한 명예 회복 의지 또한 변수다. 그는 지난 14일 사면 직후 입장문을 내고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주신다면 저에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어떤 방식이든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만약 당에서 자리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전 구청장이 ‘무소속’ 출마하면 국민의힘 후보,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 전 구청장 ‘3파전’ 아니냐. 가뜩이나 불리한 지역구인데 굳이 우리가 이런 판을 짤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김 전 구청장이 무소속 출마하고 당이 돕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당이 김 전 구청장의 ‘공익신고자’ 지위를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꼴이 되어 일종의 딜레마”라고 평가했다.

원칙적으로도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할 수 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면 당은 후보를 공천할 수 있고, 선거법 위반이더라도 무공천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김 전 구청장에 ‘책임이 있다’고 몰아가며 (보궐선거에) 무공천 하는 것은 김 전 구청장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하지만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하면 강서구 주민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전반적 민심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