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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이자비용 5년새 3배 ‘쑥’…경영 쇄신에 쏠린 눈 [비즈360]
지난해 이자 비용만 4177억원
“실패한 사업 검토…정리 예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마트 그룹의 이자 비용이 최근 5년 사이 3배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6차례에 걸쳐 사채 발행이 계속된 만큼 이자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과 ‘신상필벌’ 인사에 이어 대대적인 조직 개편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쇄신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연결 기준)가 2023년 지급한 이자 비용은 4177억원이었다. 2019년(1495억원) 대비 2.8배로 급증한 규모다. 이마트의 이자 비용은 2018년 815억원대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이다 2019년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21년부터 매년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건설 관련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입금 증가 및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 비용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이자 비용은 경영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은행·보험·금융지주를 제외한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5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0.1)와 신세계건설(-11.0)은 2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아래인 기업으로 파악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기업이 낸 이익으로 빚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마트 본사 [이마트 제공]

현재 이마트의 경영상황은 심각하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이자만 적자의 약 9배에 달했다. 2021년만 해도 1.48에 달했던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0.43, 2023년 -0.11로 급격히 악화됐다.

물론 경쟁사 상황도 낙관적이진 않다.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배율 역시 지난해 기준 0.9로 비관적이다. 올해 롯데쇼핑이 비효율 점포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재조정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는 이마트의 부진이 2021년부터 이어진 무리한 인수합병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G마켓)를 3조6000억원에, W컨셉코리아를 2616억원에 인수했다. 또 SCK컴퍼니(스타벅스)의 지분을 4860억원 추가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순차입금 4조4000억원이 늘었다. 2022년에도 이마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고급 와인(컬트 와인) 생산 양조장을 3000억원에 인수하고,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쳤다.

이마트의 한 매장 사진 [이마트 제공]

대규모 투자로 인한 여파가 자금 창출력을 넘어서면서 회사채 발행은 늘었다. 이마트는 2023년 4월 만기였던 사채 2000억원 차환 시점이 도래하면서 신규 사채뿐만 아니라 회사채(5회), 해외사모사채(1회)를 발행하는 등 약 1조원에 가까운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율이 2021년 대비 2배 수준인 4~5%로 치솟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과거 투자에 방점을 찍었던 정 회장의 메시지도 달라졌다. 2021년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는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명언을 인용했지만, 올해는 “성과와 수익성, 리스크를 따지는 치열함”을 언급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전문가는 이마트가 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와 재정 건전성 개선 작업을 동시에 이룰 것으로 분석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면 전환을 해야 하는 이마트 입장에서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미래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진 내부에서도 논의가 치열할 것”이라며 “차입을 통한 경영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실패한 사업을 명확히 복기하고,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진단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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