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레이스 막이 올랐다. 가장 먼저 도전 의사를 밝힌 박 의원이 이 대표와의 “강력한 투톱체제”를 일성으로 강조하면서 ‘강한 민주당’을 내걸었는데, 결국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란 관측이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 개편에서도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요직에 전면 배치되면서 이 대표 체제가 강화된 터라 22대 국회 초반부터 법안 처리 등에 있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당선자들은 21대랑은 다르게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민생 과제와 개혁 과제 반드시 완수하겠다라고 하는 의지가 충만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1대 때 모아줬던 것에 대한 기대에 우리가 부응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우리가 수행해야 될 개혁 과제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고 민생에 있어서도 기대에 못 미쳤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또 압도적인 의석수를 모아준 것은 민주당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그동안 주저하거나 실기하거나 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지 못했던 개혁 과제를 이번마저도 완수하지 못한다고 하면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심판을 받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당 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 중 처음으로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초 이날 오후 원내대표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예정했으나 지난 주말 사이 주변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일정을 당겨 선제적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당 내에선 친명 후보군 내에서 자체적으로 사실상의 ‘교통정리’가 되고 있는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한 인사는 헤럴드경제에 “원내대표 선거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본인이 꼭 하고 싶을 때 주변 동료 의원들에게 물어서 표 계산이나 호응을 볼 텐데 각자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걸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친명계 재선 의원은 “지금 친명이냐 비명이냐는 의미가 없고 출마 의사가 있는 사람들끼리 이제 조율을 거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원내대표 출마 뜻을 밝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이 대표가) 나가지 말란 얘기는 안 했다”며 “적극적으로 나가라고, 지지하겠다고 표현도 하지 않았다. 조금 과도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이 대표의 마음을 상당히 많이 읽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의 정치철학과 국가비전을 원내에서 충분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확보하고 언론개혁,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친명 인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공식화 한 박 의원의 출마 일성 자체가 22대 국회 민주당의 노선을 보여주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무총장을 비롯해 개편된 당직 인사 역시 이 같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특히 당의 정책과 전략을 다루는 민주연구원장에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꼽히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인선하면서, 정책적 선명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