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출마 박찬대, 찬성표 과반 얻으면 당선
“비명횡사·친명횡재 공천 과정서 예견된 결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3선 박찬대 의원이 나홀로 후보 등록을 하면서 “총선 직후 친명일색 지도부의 완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 체제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박 의원은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오는 5월 3일 치러지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박 의원이 유일하다. 총선 직후에는 22대 국회에서 3선 및 4선이 되는 의원들 중 10명이 넘는 인사가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박 의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하자 김성환, 서영교, 김민석, 박주민 의원 등이 차례로 경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친명계 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이 후보로 언급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비명계 스스로도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박 의원이 유일 후보로 굳어져 가는 상황에 대한 입장도 내지 않았다. 한 민주당 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공천 과정에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했다. 그는 “친명계 다수가 단수 공천을 받고 비명계는 컷오프 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사실이 되지 않았느냐”라며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표를 받아야 당선이 되는데, 살아남은 비명계가 손에 꼽는 상황에서 출마를 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다. 친명일색 지도부 구성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여부는 오는 5월 3일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인들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투표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되지만, 친명 다수가 원내에 입성하게 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투표는 사실상 추대와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친명계 의원들이 박 의원 출마 이후 모두 불출마하겠다고 했다”며 “이미 교통정리는 끝났고, 형식 상의 투표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이 이끌게 될 새로운 원내지도부 구성 역시 친명 중심 선발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총선 직후 조정식 전 사무총장과 이하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를 한 뒤 꾸려진 당지도부 인선도 친명 위주로 이뤄졌다. 신임 주요 당직자인 김윤덕 사무총장과 김우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을 비롯한 대다수가 명실상부 친명계 인사다. 아울러 현 최고위원 중 비명계로 꼽히는 인물은 고민정 의원이 유일하다.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까지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명계의 당 장악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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