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모임 추진한 대구 3선 추경호, 확대 해석 경계
출마 선언 전부터 ‘이철규 단독 출마-추대론’ 확산
여권 전반 “혁신 경쟁 기회 잃는 것” 우려 목소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나흘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찐윤(진짜 윤석열계)’ 이철규 의원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비윤(비윤석열계) 대항마’로 여겨졌던 김도읍 의원은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고, 다른 주자들은 장고에 돌입했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2대 총선 보수정당의 험지인 수도권에서 3선에 오른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과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놓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등록일까지 이틀이 남아 있어 아직 (입장 표명은) 이르다”고 말했다. 송 의원도 “주변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충북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도 장고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며 3선에 성공한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오찬 소식이 알려지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통화에서 “(출장으로) 미국에 있느라 당선인 총회 가지 못해서 몇 분을 초대해 만든 자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친윤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고, 4선 당선에 성공해 비윤 대항마로 거론됐던 김도읍 의원도 전날 “저는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입장문을 내놨다. 김 의원은 총선 참패 직후 쇄신 요구 속에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자신이 출마할 경우 ‘친윤 대 비윤’ 구도가 굳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당 내에선 이철규 대세론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친윤계 지지 속에 출범했던 김기현 지도부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은 데 이어, 총선 국면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까지 지내며 친윤계 내에서도 자체 세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단독 출마에 따른 추대 가능성까지 심심찮게 거론된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총체적인 어려움에 처했는데 기존의 (친윤) 프레임과 선입견에 갇혀선 안 된다”며 “당을 잘 이끌고, 협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압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전반에서는 이 의원의 독주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의원들이 투표권을 가진 원내 선거가 친윤 인사 추대로 이어질 경우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에서 ‘친윤 책임론’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여권 내부의 쇄신 압력이 높아지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수도권의 한 원외 인사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후보가 단독으로 질주하는데 지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건 문제”라며 “도로 친윤당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총선 참패 이후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겠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혁신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며 “이 의원이 단독 출마한다면 중요한 기회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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