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와 아보카도는 칼륨이 많은 대표 과일이다. 사진은 바나나 아보카도 스무디.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난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었다. 혈압이 높으면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선 식단 관리가 필수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ICL)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2008)를 통해 “중년 남녀 4630명을 연구한 결과, 유전자보다 식습관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결국 식습관을 바꿔야 고혈압, 나아가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단 관리를 하려면 우선 짠 음식이 많은 한식 밥상에서 나트륨을 줄여야 한다. 임상영양전문가 김형미 연세대학교 임상대학원 객원교수는 “소금을 많이 넣고 조리한 김치, 국, 찌개, 장아찌류 등은 나트륨 섭취를 쉽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건강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은 2000㎎인데, 현재 우리나라 국민은 이보다 1.6배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213㎎에 달한다.
짜게 먹는 습관이 익숙하거나 짠맛을 절제하기 어렵다면 칼륨 식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트륨을 몸 밖으로 빼내는 칼륨은 야채와 과일, 콩, 견과류에 많다.
최근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연구팀은 “바나나, 고구마, 시금치 등으로 매일 칼륨 1g을 섭취하면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5년간 6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연구팀은 매일 칼륨 1g 이상을 섭취한 그룹이 이전보다 수축기 혈압이 평균 2㎜Hg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바나나는 칼륨이 많은 대표 과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100g 기준 바나나의 칼륨 함량은 355㎎이다. 바나나를 아보카도와 같이 먹으면 더 좋다. 아보카도의 칼륨 함량은 바나나보다 높은 485㎎ 이다.
채소 중에서는 고구마(100g·375㎎)와 감자(412㎎)가 풍부하다. 견과류에도 칼륨이 많은데 특히 아몬드 100g에는 759㎎이 들어있다.
콩에도 칼륨이 많다. 콩의 이소플라본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최근 발표됐다. 지난 3월 중국 충칭의과대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을 통해 콩을 꾸준하게 섭취하면 혈압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과 강원대학 공동 연구팀 역시 국제학술지 발효(Fermentation)를 통해 콩의 섭취가 고혈압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중년 남성이나 완경(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혈압 관리에 좋은 식단에 더 신경써야 한다. 여성은 완경 이후 혈관 확장 기능이 있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0대 이상 여성 고혈압 환자는 37.4%로, 60대 이상 남성(28.8%) 보다 비중이 높았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