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은 포르쉐와 마세라티, 삼성SDI는 닷지 등 적용
“LFP보다 가볍고 성능좋은 NCM, 스포츠카에 적합”
페라리가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296 GTB. [페라리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근 친환경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글로벌 스포츠카 업체들이 국내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고 있다. 고성능의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친환경성과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로 풀이된다.
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페라리는 지난달 자사 신공장인 ‘e-빌딩’ 준공식에서 “2025년 4분기 즈음 생산할 예정인 페라리의 첫번째 순수 전기차에 SK온 배터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이 지난 2019년 페라리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SF90 스트라달레’와 컨버터블 ‘SF90 스파이더’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우수공급사’로도 선정된 결과를 인정받았다. SK온은 현대차와 기아의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5N과 EV6GT에도 이차전지를 납품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의 첫 전기 스포츠카 모델인 ‘타이칸’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되는 타이칸의 최상위 트림인 ‘타이칸 터보 GT’는 최대출력 1108마력, 제로백 2.3초, 최고속도 290㎞/h 자랑할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마세라티의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상위 모델 최고출력 1066마력을 자랑하는 루시드 모터스의 ‘루시드 에어’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닷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차저 데이토나’ 배터리 공급사로 전해진다. 차저 데이토나는 스텔란티스그룹의 최신 전기차 플랫폼인 ‘STLA 라지’를 기반으로 1960~70년대 머슬카를 재해석한 모델로 고성능 스캣 팩(Scat Pack)은 670마력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96㎞까지 3.3초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국산 이차전지를 찾는 것은 주행성능과 주행가능거리 등, 차량의 성능에 집중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포츠카 브랜드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은 차량의 성능을 보여줄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엔진이 들어가는 내연기관 차는 엔진 회전수가 최대토크 영역에 이를 때까지는 가속 능력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지 상태에서 힘찬 가속력 얻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반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파워트레인으로 구동, 전기차는 전기 모터가 회전을 시작하자마자 최대토크를 내어 출발 직후부터 폭발적인 가속력 제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달리는 재미’ 중 하나인 초기 가속감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서 전기차의 배터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통상 배터리 출력이 높으면 모터 출력이 높아진다. 출력이 높다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빠른 속도를 내기위해서는 차량의 ‘경량화’가 필수인데 NCM배터리가 중국 업체들이 판매하는 LFP 배터리보다 가벼운 편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K배터리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하이니켈 기반의 NCM, NCA 배터리들이 고성능 전기차에 앞으로도 많이 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고위 관계자는 “빠른 속도와 강한 출력을 요구하는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에는 LFP배터리보다는 NCM 또는 NCA 배터리가 유리한 건 사실”이라며 “전기 스포츠카는 가격보다는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는 만큼 고성능 배터리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중요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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