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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앞두고 조선업계 줄파업…노사갈등 장기화 우려 목소리 [비즈360]
조선노연 9일 공동 파업·집회 진행
10·11일도 사업장별 부분파업 예고
기본급 인상 등 두고 노사 입장차 커
추석 전 타결 어려워, 장기화 조짐도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9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조선업계 노동조합이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십 차례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상에도 노사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줄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이날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경남 거제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달 28일, 이달 4일에 이은 세 번째 연대 파업이다. 파업에는 아직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제외한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한화오션, HJ중공업, 케이조선 등이 참여했다.

이들 노조는 기본급 및 성과급 인상과 복지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불황 때 임금 동결과 복지 축소, 대규모 희망퇴직 등을 감내해 온 만큼 호황기를 맞이한 지금 합당한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사 노사는 많게는 스무 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가 큰 탓에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일부 기업은 임단협 제시안도 노조에 보냈지만 반려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노조에 ▷기본급 10만2000원 정액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노사상생 협력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조합원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고강도 노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체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화오션도 지난 6일 20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70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200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사측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고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조선노연은 10일과 11일에도 사업장별로 부분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추석 전까지 각 사측이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수위를 높여 더욱 강경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회사별 현재 교섭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선사들은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생산 차질이 없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선박 납기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는 현재 쌓여 있는 일감을 적기에 소화하기 위해 모든 도크(선박 건조장)를 완전히 가동하고 있다. 생산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길어지면 납기 지연이 발생해 발주사에 배상금을 지급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는 토로한다. 앞서 지난 2020~2022년 HD현대중공업의 조선소 가동률은 노조의 부분 파업 등의 여파로 60%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안팎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고심 끝에 마련한 제시안을 노조가 수용하지 않아 아쉽다”며 “더 진솔한 자세로 추가 교섭에 임해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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