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재보궐 준비와 지도부 호남공백 고려”
“PK 아우르는 인사…지선과 대선까지 준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찬대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과 송순호 경남도당위원장 임명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 호남과 험지인 영남 인사를 각각 지도부에 배치해 다음달 재보궐 선거 지원을 강화하고, 2026년 지방선거와 최종 목표인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금명간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를 채울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막판 검토하고 있는 주 의원 임명은 10·16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전남 곡성·영광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내에서는 지난 총선 호남지역 비례대표 선거에서 모두 득표율 1위를 기록했던 조국혁신당과의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전략적인 인선이 필요하다는 다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대표는 당 안팎에서 거듭 제기되고 있는 ‘호남 홀대론’과 선출직 지도부에 호남 인사가 없다는 지적도 인선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장의 보궐선거가 전남에서 있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유일하게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형배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호남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혁신당이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전당대회에서 호남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점도 이 대표가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2026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도 호남 표심 다지기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갑에 지역구를 둔 재선 주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검찰 출신으로 대검찰청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광주지검장, 대검 강력부장 등을 지냈다.
경남 원외 인사인 송 위원장에 대한 임명 검토는 이 대표의 정치적 최종 목표인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보궐 선거는 부산 금정구에서 치러질 예정이지만 지난 1기 지도부에서 서은숙 당시 부산시당위원장이 최고위원을 지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경남 인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 고위 관계자는 “서 전 최고위원 이후 1기 지도부 막판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 전은수 울산남갑지역위원장이 지명직으로 임명됐었기 때문에 PK(부산·경남)을 아우르는 인사를 검토하게 된 것”이라며 “당장의 재보궐뿐 아니라 지방선거와 대선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PK는 외연확장 과제를 안고 있는 이 대표에게 전략적 요충지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과 경남을 격전지로 규정하고 반타작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당시 부산 지역구 현역 의원은 3명 중 1명만이 당선됐다. 부산 남에서는 박재호 전 의원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패했고, 사하갑에서도 최인호 전 의원이 이성권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강서갑에 출마한 전재수 의원만이 생환에 성공했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김두관 전 의원이 김태호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주게 됐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