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혼탁선거 막아야 할 의원이 앞다퉈 지지 기자회견
경주시의회 일부의원들이 13일 오전 4.13총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다며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헤럴드 대구경북=은윤수 기자
[헤럴드 대구경북=은윤수 기자]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과열·혼탁선거를 중재해야 할 경주시의원들이 과열 양상을 부추키는 행동을 일삼아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3일 오전 10시30분 경주시의회 박승직·정문락·최덕규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 논란이 제기됐다.
이들의 정치 행보에따라 다른 경선 후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돼 20대 총선의 향방이 결정될 우려도 염려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뒤이어 3∼4명의 또 다른 의원도 기자회견을 준비할 것"이라며 "시의회가 의정은 뒷전이고 선거 줄서기에 연연한다는 말을 듣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의원은 "예비후보가 모두 새누리당 소속으로 공천 결정 후 공천자를 지지하고 돕는 것이 순서인데 벌써부터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차기 의장이나 부의장 선거의 선점을 위한 포석이란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의원들이 특정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실정법 위반은 아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를 달리하고 있어 지역 갈등의 진앙이 되기도 한다.
의원들이 특정 후보 줄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상당수가 2년 후 지방선거 공천을 노리는 이른바 '공천보험'을 들기 위한 것으로 어느 후보를 지지·지원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 생명이 좌우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지역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전직 시의원 C씨는 "역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들과 지방의원들은 일종의 상생을 해왔다"며 "기초의원들은 본인의 세를 다질 기회이고 후보들은 표를 얻는 만큼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재 단체장과 지방의회 정당 공천제가 있는 한 유력 후보의 눈치보기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이래서 학계나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는 정당 공천 폐지론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덕규 의원은 "공천을 받을때까지 기다리는 것 보다 시의원들이 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나을것 같아 지지선언과 같은 내용을 담아 기자회견을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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