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투자' 생활비 마련 위해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지난해 광주와 전남지역 가계부채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등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7일 내놓은 광주전남지역 가계부채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 가계부채 증가율(9.6%)은 전국(8.3%)은 물론 서울(12.6%)을 제외한 주요 지역을 웃돌았다. 인천·경기는 7.6%, 대전·충남 6.1%, 대구·경북 5.9%, 부산·경남 5.3%였다.
광주와 전남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각각 8.7%, 10.6%로 두 지역 모두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부채 잔액은 54조7천억원으로 2019년 말(49조9천억원) 대비 4조8천억원 늘었다.
예금은행 대출이 2019년과 비교해 각각 12.9%, 16.8% 늘었으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광주 1.3%, 전남 6.8%)을 크게 상회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대비 광주(63.6% → 66.1%), 전남(38.3% → 40.5%) 모두 상승했다.
광주의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율(12.9%)은 광역시 중 대구(14.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남도 예금은행(16.8%)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6.8%) 모두 도(道) 지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형별로 광주와 전남의 주택담보대출은 2019년 대비 각각 9.7%(1조6천억원), 11.7%(1조원) 올랐으며 이 증가율 역시 광역시와 도 단위 지역 중 최고치다.
차주(借主)당 가계부채 규모는 광주(8천300만원)와 전남(7천300만원) 모두 전국(8천900만원) 평균 등에 뒤처지나 증가율은 각각 7.0%와 전남 8.2%로 전국 평균(6.5%)을 뛰어넘었다.
최근 3년간(2017~2020년) 부채 평균 증가율 역사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청년층의 차주당 부채 증가율(광주 12.7%, 전남 16.2%)이 높았으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12.6%와 16.8%로 전년 대비 각 1.1%포인트, 1.4% 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 대출 중 청년층과 고령층 비중은 상승한 반면 40~50대 중장년층 비중은 하락했다.
광주(14.1%)와 전남(11.8%) 모두 고소득 차주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면서 이들의 부채 비중도 전년 말 대비 2.0%포인트, 0.5%포인트 상승했다.
고소득 차주는 금리 등 금융부담이 낮은 예금은행에서 주로 빌리고 저소득 차주는 제2금융권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등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두 지역의 고소득 차주의 예금은행 비중은 각 62.8%와 50.7%로 저소득 차주가 차지하는 42.6%와 28.8%와 크게 대비됐다.
가계부채 연체율과 차주의 부채 부담은 다른 시도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고령층의 연체율 상승, 청년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부채 부담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광주전남본부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저소득, 저신용 차주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크고 2금융권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다각적인 고려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 가계 소득수준을 올리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