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장례지도사가 희생자 영정을 내리고 있다.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철거건물 붕괴참사 추모 공간인 합동분향소가 운영을 종료했다. 유가족과 참배객, 공무원은 희생자를 눈물로 배웅했다.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합동분향소에서는 12일 오전 영정과 위패 전달식이 열렸다. 동구(청장 임택)는 유가족과 협의해 참사 약 한 달째인 전날 참배객 맞이를 마무리했다.
합동분향소는 지난달 10일 운영을 시작해 참배객 5천773명을 맞이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시민, 각계 인사, 정치인 등이 참사 희생자를 추모했다. 영정과 위패 전달에 앞서 유가족이 추모 의식을 치렀다.
열여덟 살 고등학생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이 생전 즐겨 마셨던 커피 음료를 사 들고 와 영정 앞에 놓았다. 다른 유가족에게 기대어 아들의 미소가 담긴 영정을 눈에 담은 아버지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이용섭 광주시장, 임택 동구청장, 시·구 공직자는 유가족에 이어 헌화와 분향을 했다. 마지막 참배가 끝나자 장례지도사가 영정과 위패를 내려 유가족 품에 전달했다.
합동분향소를 찾지 못한 유가족을 대신해 전담 관리를 맡았던 공무원이 영정과 위패를 품에 안았다.연노랑 보자기에 싸인 영정과 위패가 떠나면서 합동분향소 참배단에는 아홉 개의 빈자리가 남겨졌다.임택 동구청장은 이날 서면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희생자 아홉 분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행정 책임자로서 지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는 비극이 없어야 한다는 각오를 영령 앞에서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참사는 지난달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됐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은 숨졌고, 8명은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