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오봉산에는 구들장돌이 넘쳐나 곳곳에 돌탑을 볼 수 있다. [보성군 제공] |
보성군 오봉산에서 학자들이 구들장의 지질특성을 살펴보고 있다. [보성군 제공] |
[헤럴드경제(보성)=박대성 기자] 조상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겨울철 난방장치인 납작한 구들장이 무더기로 채취되고 있는 보성군 오봉산을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키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보성군은 오는 15,16일 이틀간 (사)국제온돌학회와 공동주관으로 ‘보성 오봉산(해발 343.5m) 구들장 국가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봉산 구들장의 문화재적 가치와 토속 건강건축’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15일에 해외 석학 초청강연이 진행된다.
이어 오봉산 구들장 현장을 중심으로 연구한 주제발표, 논문 발표가 진행되고 16일에는 오봉산 구들장 현장 및 강골마을 전통한옥 구들장 현지답사가 예정돼 있다.
국제온돌학회 회장 김준봉 교수는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의 연혁 및 산업적 특징’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고, 목포대학교 김지민 명예교수는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의 구조 및 특징’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민수 교수는 ‘오봉산 구들장의 광물학적 특징’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중국, 미국, 일본 등 총 12명의 관련 전문가들은 온돌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및 구들장의 암석학적 연구 등의 연구 자료를 발표한다.
보성군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 오봉산 구들장 채취 현장의 학술·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 기록으로 남겨 오봉산 구들장 가치를 대외에 공유하며 국가문화유산 등재의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구들장은 온돌문화와 건축 환경에서 근간이 되는 건축 재료이자 한국생활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화적 자원이다.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에는 1970년대까지 우마차를 통해 구들을 캐왔던 산으로 유명했으나, 1980년대 이후 연탄·기름보일러 보급 확산으로 구들 수요가 급감해 현재는 채석장과 구들장을 운반했던 소 달구지길 정도가 남아 있다.
오봉산은 불길과 연기가 새지 않고 고래 위를 덮어 안방까지 열기를 전달하는 얇고 평평한 돌인 구들채취가 용이했던 지역으로 타 지역에서 채취되는 점판암이나 석회암 덩어리가 아닌 중생대 백악기 응회암 지층이라고 지질학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군에서는 오봉산 구들장 현장 국가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채석 현장에 몸담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해 구술 채록 및 관련 유물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우마차길 정비, 오봉산 권역 구들장 채석 지도 작성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정비하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오봉산 구들장 현장은 군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근·현대 생활상을 고스란히 만나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현장이다”면서 “오봉산 구들장밭이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