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득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차량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지지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전체 선거인단(210만 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64만 명이 참여한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은 것은 물론 대전·충남, 세종·충북에 이어 대구·경북, 강원지역 경선까지 4연속 과반 승리도 확정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이 지사의 ‘매직넘버 카운트’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추석 연휴 직후 펼쳐지는 호남지역 순회 경선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의 과반 지지를 저지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호남지역 순회 경선에서 역전의 드라마를 쓰기 위해 의원직 사퇴 카드까지 던진 이낙연 전 대표의 승부수는 상당 부분 동력을 잃게 됐다.
12일 민주당의 1차 선거인단(슈퍼위크) 투표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25만3762표를 얻어 51.09%의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5만6303표로 31.45%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5만7977표(11.67%)를 득표, 3위에 올랐다. 이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2만14표·4.03%), 박용진 의원(5742표·1.16%), 김두관 의원(2974표·0.60%)의 순이었다. 1차 선거인단 투표에는 49만6672명이 참여 77.3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 이날 함께 발표된 강원지역 순회 경선에서도 이재명 지사는 55.36%(5048표)의 득표율로 4연속 과반 압승을 이뤘다. 그 뒤를 이어 이낙연 전 대표 27%(2462표), 추미애 전 장관 8.61%(785표), 정세균 전 총리 6.39%(583표), 박용진 의원 1.9%(173표), 김두관 의원 0.73%(67표) 순서로 집계됐다.
전날 이뤄진 대구·경북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 지사는 51.12%(5999표)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이 전 대표는 27.89%(3284표)로 2위를 기록했다. 추 전 장관이 1741표(14.84%)를 득표해 3위에 올랐으며 정 전 총리가 423표(3.60%), 김 의원이 151표(1.29%), 박 의원이 137표(1.17%)로 뒤를 이었다.
12일까지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누적 득표 결과는 이재명 지사가 51.41%(28만5856표)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31.08%(17만2790표)로 20%포인트 차이가 났다. 추미애 전 장관은 11.35%(6만3122표)로 3위를 기록했고, 정세균 전 총리가 4.27%(2만3731표)로 그 뒤를 이었다. 박용진 의원(1.25%, 6963표)과 김두관 의원(0.63%, 3526표)은 하위권을 기록했다.
이 지사가 경선 초반 판세의 분수령인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확보에 성공하면서 “본선 직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결과 발표 직후 “기대보다 많은 과반의 지지를 보내주셨다는 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남권 경선 전략에 대해서는 “진심을 다해서 국민께 대한민국에 필요한 일들을 설명드리고 거기에 부합하다는 점을 열심히 읍소하겠다”고 강조했다.
4차례의 순회경선과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승리한 이 지사 진영에서는 추석 직후 열리는 호남지역 순회경선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연이은 승리에 자만하기보다 낮은 자세로 민주당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중도 확장 전략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의원직 사퇴 카드 등으로 1차 슈퍼위크에서 반전의 계기 마련을 기대했던 이낙연 캠프 진영에서는 이날 득표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지사와의 격차를 소폭 줄였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그것(의원직 사퇴)이 작용했을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유권자들이) ‘어떻게 해야 본선을 확실히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계시구나 짐작한다”며 호남 순회 경선을 앞두고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제 이 전 대표에게 남은 승부처는 호남지역 순회 경선이다. 이 전 대표측은 “ 이제 남은 건 25~26일 ‘호남대전’까지 남은 12일 가량의 총력전”이라며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3위 경쟁에서 추미애 전 장관이 11.35%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4.25%에 그친 정세균 전 총리를 물리치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대검찰청의 고발 사주 의혹’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과거 법무부장관 시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바람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1차 슈퍼위크에서 3위 자리를 되찾으려 했던 정 전 총리는 상당한 격차로 뒤 처지면서 호남지역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