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무섬마을 겨울정취 물씬
부석사의 겨울풍경(영주시 제공)
[헤럴드경제(영주)=김성권 기자]경북 영주시의 힐링 관광지가 귀향·귀성길에 들를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영주는 부석사, 소수서원 등 세계유산과 체험형 K-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 등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다.
더불어 소백산국립공원, 소백산자락길, 무섬마을 등 즐길 거리와 사과, 인삼, 한우 등 먹거리가 어우러져 있다.
눈내린 부석사 겨울풍경(영주시 제공)
▲부석사
천년고찰 부석사(浮石寺)는 국내에서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불린다.
676년 의산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는 국내에서 가장오래된 목조건물로서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무량수전 서쪽 암벽에는 커다란 바윗덩어리인 ‘부석(浮石)’이 있다. 아래 위가 붙지 않고 떠 있다고 해 뜬 돌, 부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석을 지나면 작은 불상이 있다. 부석 주변은 동물에게는 천혜의 은신처다. 때때로 고양이 가족이 여행객을 반긴다. 가장 멋진 풍경을 보려면 무량수전을 마주보고 오른편으로 올라가야 한다.
부석사의 매력은 사찰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일주문부터 이어진 숲길은 사계절마다 옷을 빠꿔입어 마치 무릉도원 같은 편안함을 자아낸다.
봄과 여름엔 마음까지 물들여 버릴듯한 초록빛 숲이, 가을에는 온 천지가 여인네의 붉은 치맛자락을 두른 듯한 울긋불긋한 단풍과 노란 은행이, 겨울에는 설국(雪國) 처름 하얗게 쌓인 눈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찾아오는 중생들을 사시사철 보듬는 듯한 이 자비로움이야말로 천년이 넘는 세월속에서도 부석사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무량수전 앞 안양문에 올라앉아 먼 산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겨울옷을 입은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부석사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소수서원의 겨울풍경(영주시 제공)
▲소수서원
소수서원은 부석사와 더불어 영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문화재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수서원은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이 지역 출신 유학자 회헌 안향(1243∼1306) 선생을 기리고자 백운동서원을 건립한 데서 시작된 조선 최초의 서원이다.
이후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았다. ‘소수(紹修)’라는 이름은 학문을 이어 닦게 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한 인재가 무려 4000명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명한 서원은 대부분 야트막한 산을 끼고 있는 물가에 있다. 옛 사람들은 꿈꿔왔던 이상향을 현실에 구현했다. 연화산 자락 소수서원 경내에도 죽계라는 시내가 흐른다. 건너편에 보이는 그림 같은 정자이름은 취한대(翠寒臺). 비취 ‘취’(翠) 자와 차가울 ‘한’(寒) 자다.
소수서원은 관광객 문화체험의 하나로 조성한 세계유산 소수서원 명품둘레길이 유명하다
둘레길은 당간지주~취한대~광풍대~소수박물관~죽계교~영귀봉 경계~소혼대를 잇는 1.3㎞를 걸으며 자연과 어우러진 서원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서원 입구의 소나무 숲도 경주, 안면도에 뒤지지 않는 명품급이다. 서원 내부에 들어가면 지금도 유학을 공부하는 어르신들이 ‘중용’, ‘대학’ 등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내린 무섬 외나무 다리(영주시 제공)
▲무섬마을
부석사에서 무섬마을까지는 차로 30분 넘게 달려야 하는 먼 거리다. 그래도 꼭 이 마을에 가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외나무 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무섬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물길이 마을을 원형에 가깝게 휘돌아 나간다.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는 외나무 다리는 마을 풍경의 백미다. 물안개가 피는 새벽녘이 특히 아름답다. 이 다리는 물난리때마다 다시 놓기를 반복해왔다.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됐으며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섬마을의 상징이기도 한 외나무다리는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기 전인 30년 전까지 마을과 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통로로 이용됐다.
무섬마을은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민박 체험이 가능하다. 깔끔한 한옥형 호텔을 생각하면 크게 실망하겠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동네 가운데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이름도 그저 ‘편의점’이다. 24시간 영업은 하지 않으며 일찍 문을 닫는다. 외부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검색하면 15분 넘게 차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다. 미리 시내에서 간단한 음료와 먹을거리를 사오는 것이 현명하다.
선비세상 야간 모습(영주시 제공)
▲선비세상
21세기 선비문화를 대표하며 K-문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선비세상은 한국문화 속에서 선비문화를 폭넓게 체험할수 있는 대한민국 K- 문화 테마파크다.
한옥, 한복, 한식, 한글, 한지, 한음악 등 6개 테마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전통문화와 한옥을 주제로 한 전시관과 체험관은 많지만 선비세상은 선비의 삶과 정신,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폭넓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통문화 테마파크이다.
선비촌 입구에 설치된 영주의 선비상(헤럴드 DB)
▲선비촌
선비촌은 선비정신을 일깨워 주는 곳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선비의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민속마을이다. 선비촌에는 대표적인 12채의 고택이 있으며, 만죽재 고택, 김문기 가옥, 인동장씨 종택, 김세기 가옥, 두암 고택 등 기와집 7채와 장휘덕 가옥, 김뢰진 가옥, 이후남 가옥 등 초가집 5채가 있다.
일부 고택에서는 윷놀이, 새끼꼬기, 제기차기 등 전통문화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 되며, 민속시설, 편의시설, 강학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다.
사계절 각각 산세와 풍광을 뽐내지만 영주의 겨울 정취는 더 남다르게 느껴진다.
이 모두 겨울에 특별한 정취와 매력이 가득한 영주만의 관광명소들이다.
시 관계자는 "장시간 차량 운행과 명절 스트레스에 지친 귀성객과 시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며 "년 초에 어수선했던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