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울릉)=김성권 기자]절기상 경칩(驚蟄)을 사흘 앞둔 3일 저녁,(음력 12일) 경북 울릉군 저동항 앞바다에 둥근달이 떠오르고 있다.
방파제 끄트머리 촛대암이 서있는 바다를 가득 메운 달빛이 파도를 타고 항구로 밀려들면 선착장의 고깃배들이 춤을 추듯 일렁거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달빛 쏟아진 구름 아래 반짝이는 은빛 파랑(波浪)의 고즈넉한 항구는 자지러지는 인심좋은 섬 사람의 웃음소리로 익어간다.
억겁의 세월속에 풍파의 흔적이 주름으로 새겨진 저동항 의 상징 촛대바위는 배를 몰고 고기를 잡으러 나섰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딸이 파도를 헤치면서 겨울 눈발이 날리는 바다로 나아갔다.
그러나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었다. 며칠을 기다림 끝에 지치고 지친 딸은 그만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추어 돌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 바위를 효녀바위라고 불렀으며, 촛대같이 생겼다고 하여 촛대바위라고도 한다.(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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